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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가보지 않은 국면으로 진입한 자산시장

등록 2020-03-15 17:43수정 2020-03-16 02:01

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지금 세상은 코로나19 위험이 언제, 얼마나 줄어드느냐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코로나19의 자산시장 영향을 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바이러스를 빼고 본 원래의 세계 경제 항로, 진행 중인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지금 나오는 정책의 실제 효과 등의 구분이다. 세계 경제는 사실 올해 곳곳에 감속성장이 예견돼 있었다. 바이러스 공습 전 세계 경제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얘기다. 감염병 확산 정도는 금융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예측할 영역은 아니다. 뒤늦게 번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 사실 전염병이라는 건 실제로 꺾여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는 것이기에 여전히 불확실한 영역이다. 다만 4월에는 이 대유행이 좀 잦아들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을 채택하고 싶을 뿐이다. 각국 대응책은 일단 자산시장에 희망을 주고는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그래도 온갖 정책이 나올 것이고 이는 주가 반등의 에너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 부양책들의 중심에는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이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세계 자산시장은 극심한 공포와 혼란에 요동치고 있다. 당분간 경기 대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 유동성이라는 이 삼각 파도는 투자자들을 계속 혼돈으로 몰고 갈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팬데믹 위험이 줄기 시작하면 이 게임은 일단 한쪽으로 기울 것이고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주가가 얼마나 더 빠질까에 대해선 시장만 알고 있지만 지금 주가는 적어도 올해에 겪을 세계 경제의 고초를 70~80% 이상 반영한 상태라고 본다. 물론 조만간 팬데믹이 잦아들 것이란 기본가정에서다. 세계 코로나19의 위험이 줄면 주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브이(V)자 혹은 유(U)자 모양으로 급반등할 것이다. 이른바 지금의 1라운드는 종식되고 새로운 라운드의 시작이다. 코로나19의 진정세가 방아쇠를 당기고 이미 풀린 뭉칫돈들이 땔감 역할을 해주면서 주가는 짧고 강한 반등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주가의 단기반등 뒤 하반기 증시가 초강세 또는 극심한 약세로 다시 기울 확률은 둘 다 크지 않다고 본다. 초강세로 가기에는 경기나 기업이익이 뒤따르지 않고, 정책 약발도 갈수록 떨어져 시장의 실망감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돈의 힘’만으로 주가가 계속 오르긴 쉽지 않단 얘기다. 이 3라운드가 슈퍼 약세장이 될 가능성도 적다고 본다. 바이러스가 극단적으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돈이 너무 많이 풀려있고 주가도 예상 악재를 어느 정도 반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진정에 따른 단기반등 뒤 하반기에는 둔화한 경기와 기업이익이 위험자산(주식·부동산·원유·하이일드)의 발목을 잡으면서 지루한 조정국면을 만들 것 같다. 통화·재정정책만으로는 이 약골인 세계 경제를 치유하기 어렵고 시장 방향성을 완벽히 돌릴 힘이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자산시장은 향후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 할 강도 많을 것이다. 단기 변동성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아야 한다.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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