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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뿌연 하늘 미세먼지 보험 가입? “아직은 단순 마케팅”

등록 2019-04-11 18:22수정 2019-04-11 19:40

대개 호흡기 질환 보장하지만
실손보험과 중복내용 많아
서울 시내 미세먼지.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 시내 미세먼지. <한겨레> 자료사진
뿌연 하늘이 잦아질 봄을 맞아 미세먼지 보험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덥석 가입하기엔 찜찜하다. 미세먼지 이름만 빌려다 쓴 ‘단순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11일 보험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디비(DB)손해보험, 흥국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보장하는 상품을 내놨다. 지난 8일 교보라이프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와 함께 ‘토스m미세먼지질병보험’을 출시했다. 보험가입금액 1천만원 기준으로 호흡기관 암,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에 진단보험금 각각 1천만원, 만성폐쇄성폐질환엔 진단보험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또 가입 시점부터 매해 연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5% 이상씩 낮아질수록 1~3%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보험료는 30살 여성 기준 5년간 월 3330원을 내면 20년간 보장된다.

흥국생명은 온라인 전용 소액 단기보험으로 미세먼지 보험 상품을 내놨다. ‘흥국생명 온라인들숨날숨건강보험’은 비염이나 축농증 등으로 인한 이비인후과 질환 수술급여금 1회당 10만원, 폐암 진단급여금을 1회에 한해 1천만원 보장한다. 보험료는 한달에 40살 기준 1100~1500원꼴이다. 디비손보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상품명에 미세먼지를 붙인 미니보험 ‘굿바이 미세먼지 건강보험’을 내놨다. 보통약관으로 6대 질환 편도염, 축농증, 급성상기도염, 인후질환, 특정 후각 질환 및 백내장을 보장한다. 호흡기, 눈, 심혈관질환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8개의 특약도 있다.

이런 상품들은 최근 몇년새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이 커져 위험에 대비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미세먼지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뚜렷이 밝히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호흡기 질환 등을 몇 가지 가져와 구성한 수준이다. 이미 가입한 보험의 보장내용과 중복되지는 않는지 따져봐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칫 손해율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나와 있는 미세먼지 보험은 단순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세먼지는 질병률과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보험사가 리스크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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