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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리 상승에 민감한 시장…상승동력 약해지나

등록 2018-02-08 18:04수정 2018-02-08 21:28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미국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사이에 자주 나타나는 관계가 있다. 금리를 3~4차례 인상할 때까지는 둘이 같이 움직이지만, 그 이상이 되면 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가 반응하지 않는다. 이런 관계를 가정해 이번에 형성된 금리 수준이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2.4%였다. 이 선이 뚫리자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2.8%까지 상승했다. 현재 금리는 과거의 틀로 해석하기 힘들 정도로 상승 압력이 강한 것 같다.

금리를 끌어올리는 첫째 힘은 경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7%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도 각자의 지역에 대해 괜찮은 전망을 내놓았다. 물가도 금리를 올리는 요인이다. 1월 한달 동안 유가가 7.2% 상승했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평균 5% 이상 올랐다.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 상태에 들어가면서 더는 낮은 임금 상승률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1월에 비농업 부문 임금 상승률이 2.9%를 기록해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는데, 저물가라는 보호막이 약해지면서 금리가 상승했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양호한 경제 상황과 물가 상승은 주가 상승 요인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미국 경기가 괜찮다는 신호가 나올 때마다 금리가 오르고,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주가의 반응이 달라진 건 상황이 바뀌어서가 아니다. 투자자들의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인데, 금리 상승으로 지난 9년간 시장을 끌고 왔던 동력이 약해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런 우려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그만큼 현재 경제와 금리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의 실업률이 5% 미만일 때 기준금리 평균은 5.2%였다. 시중금리도 4.8% 정도였다. 지금은 실업률이 4.1%에 지나지 않음에도 기준금리가 1.5%에 머물고 있다. 시중금리 역시 올라서 2.8%이다. 이렇게 금리와 경제 사이에 균형이 맞지 않다 보니 금리 상승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만약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0%까지 올라간다면 시장이 또 한 번 더 요동을 칠 수 있다. 오랜 시간 저금리로 금리 상승에 대한 시장의 적응력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2%대 금리와 3%대 금리는 느끼는 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금리 상승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오랜 시간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금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다. 금리가 갑자기 높아졌기 때문에 추가 상승보다는 적응하기 위해 휴식 기간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급락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미 금리 상승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된 만큼 조정 기간에 금리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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