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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반도체 주가가 꺾일 경우 새로운 주도주는?

등록 2017-11-09 18:23수정 2017-11-09 21:34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특정 종목이 주도주로 자리잡는 방법은 셋이다.

첫째는 새로운 산업이 나오는 경우다. 1999~2000년 사이에 있었던 아이티(IT) 버블(거품)이 거기에 해당한다. 코스닥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겼고, 인터넷·이동통신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해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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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이미 존재하는 산업의 경기가 좋아질 때다. 2003~2007년 사이에 자동차·화학·정유·조선·철강업이 상승했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산업이지만 중국 특수로 인한 호황으로 이익이 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1999년 반도체도 비슷한 경우인데,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가 가격 하락과 함께 주도주에서 밀려났다.

마지막은 단순 재분류다. 1992~1994년 블루칩이 주도해 코스피가 2배 이상 상승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주도주는 삼성전자·포스코·현대차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식들이었는데, 설립 시점만 보면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에 속한다. 투자자들에게 너무 익숙한 회사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갑자기 주도주로 부상한 건 특정한 계기, 예를 들면 주식시장 개방 이후 최초의 외국인 매수같이 투자자들의 재평가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승을 주도주 차원에서 보면 둘째 경우에 해당한다. 1년 넘게 반도체의 호황이 계속되면서 경제는 물론 금융시장도 반도체의 영향권 내에 들어갔다. 그래서 올해 주식시장은 모든 게 반도체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됐다. 3분기에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까지 올라왔다. 반도체를 포함하는 아이티 업종의 시가총액이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3%로 높아졌다.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호황이 겹쳤던 2004년 1분기 31.7% 이후 최고치다.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분 510포인트 중에 삼성전자에 의한 게 167포인트, 에스케이하이닉스는 42포인트이고, 나머지 종목은 다 합쳐도 301포인트에 지나지 않는다.

강력한 주도주를 통해 주가가 상승한 후 이들이 약해질 경우 주가지수도 같이 꺾이는 경우가 많다. 이걸 현재 시장과 관련해 보면 반도체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다른 대형주로 매수가 넘어가기보다 시장 전체가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가 된다. 7월까지 행보를 같이했던 은행이나 낙폭 과대 대형주가 이번 상승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만약 반도체가 꺾인다면 현재 주도주와 성격이 전혀 다른 주식이 부상할 가능성이 더 크다. 첫 번째 후보가 중·소형주인데, 반도체와 기업 규모가 다르고 주가도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오르려면 반도체의 하락이 선행돼야 하므로 상승 시점이 올해보다 내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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