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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소형주에 볕들 날, 언제쯤 올까

등록 2017-10-19 18:01수정 2017-10-19 21:28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중·소형주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다. 지난 1년 반 동안 중·소형주 중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종목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에 나서 수혜가 예상된다느니, 연기금이 중·소형주 펀드를 만들어 흐름을 바꿔줄 거라느니 하는 기대가 모두 공수표가 됐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당분간 대형주 우위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가끔 대형주와 차이가 너무 벌어질 경우 중·소형주가 오르긴 하겠지만 의미 있는 상승률이나 상승 기간을 기록하긴 힘들 것이다. 대세 상승이 시작되고 주도주가 만들어지면 시장은 선도주자를 유지하려는 속성을 보이게 된다. 10월부터 2차 상승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형주의 주도력이 약해졌다는 증거는 없다. 반면 소형주는 2차 상승 시작과 함께 거래소, 코스닥 모두에서 하락하고 있다. 이미 판이 굳어진 상태에서 응집력이 더 강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이는데, 당분간 현재 시장 상황을 바꿀 만한 계기가 나오긴 힘들어 보인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영향력도 대형주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모든 에너지와 얘깃거리를 독점하다 보니 매매 대상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대형주로 줄어들었다. 그래서 중·소형주가 오를 때마다 등장하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마저 이번에는 대형주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10월 들면서 바이오 주식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그 대상이 대형 바이오 회사로 국한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과거와 다른 특이한 현상인데, 대형주에 대한 편중현상이 종목선택 하나하나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소형주의 힘이 약해지는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1년에 스마트폰 호황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처음 100만원을 넘은 적이 있는데, 당시 코스닥시장도 지금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유동성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도 대형주 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 때 투자자들은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을 선호한다. 돈의 힘으로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상태여서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수익을 내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거나 매수 매도를 위해 가격을 너무 많이 높이거나 낮춰야 하는 주식은 좋은 매매 대상이 될 수 없다. 중·소형주는 둘 모두에 해당한다.

중·소형주가 주도주가 되려면 현재의 판이 정리돼야 한다. 그건 종합주가지수 상승이 마무리되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 과거 대형주에 의한 대세 상승이 끝나고 중·소형주로 주도권이 넘어올 때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 전에 매매 패턴의 변화는 대형주에서 다른 대형주로 옮겨가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대형주 중에서 매매 대상을 좁혀가고 있어서 투자자들이 중·소형주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모양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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