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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김영란법 고민’ 시중은행, 권익위로 몰려가는 까닭은?

등록 2016-09-29 17:13수정 2016-09-29 21:18

은행원들 광범위한 공무 위탁 수행
환전·국고금수납·나라사랑카드 등
김영란법상 ‘공무수행사인’에 해당
권익위에 고충 설명 집단방문 채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뒤에도 법 해석을 둘러싼 혼란이 큰 가운데 시중 은행들이 단체로 법령 소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를 찾기로 했다. 은행원은 애초 법 적용 대상인 공무원·교사·언론인 등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지만 광범위한 정부 위탁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받은 단체나 개인을 ‘공무수행 사인’으로 보아 법 적용 대상으로 삼는다.

29일 은행 업계 말을 종합하면, 은행연합회와 시중 은행 실무 대표 20여명은 조만간 권익위를 직접 방문해 위탁받은 공적 업무의 내용을 설명하고 법 해석을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권익위에 문제의 내용을 일찌감치 질의했으나 답변 시기가 늦춰졌다. 이는 공식 유권해석이 나오기에 앞서 은행 업계가 고충을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확보하길 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원들은 환전, 국고 수납, 주택기금 업무는 물론 국토교통부의 디딤돌 대출, 국방부의 나라사랑카드나 보건복지부 아이행복카드 발급·교체 업무 등 수많은 정부 위탁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 업계는 지난 7월 은행법이 개정돼 비용 지출과 관련한 각종 청렴 의무가 강화된 상태로, 김영란법까지 더해질 경우 업무 환경이 지나치게 복잡해진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정 은행법은 은행 이용자한테 일정 수준을 초과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로써 고객에게 3만원 넘는 식사를 제공하거나 20만원이 넘는 경조사비 등을 제공할 때는 준법감시인에게 반드시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됐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법은 준법감시인에게 보고만 하면 되지만 김영란법은 기준도 강화된데다 양벌규정까지 있어 신경쓸 부분이 훨씬 많아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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