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안한 장세 이어질 듯
영국계 36조…외국인 투자 2위
투표결과 탈퇴땐 ‘단기 패닉’ 예상
영국계 36조…외국인 투자 2위
투표결과 탈퇴땐 ‘단기 패닉’ 예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한 주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29%이고, 국적별로는 영국계 자금이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23일(현지시각) 투표일 직전까지 국내 증시는 살얼음판을 걷게 될 전망이다.
19일 국내 주간 시황을 살펴보면, 코스피지수는 영국 내 브렉시트 찬성 여론 우세의 충격이 처음 반영된 지난 13일 1.91%(38.57)나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나흘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만 브렉시트 반대 진영에 서 있던 노동당 소속 조 콕스 하원의원이 16일(현지시각) 총격 테러로 숨지면서 브렉시트 전망에 다소 기류 변화가 생겼으나 여전히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코스피는 17일 1953.40으로 0.07%(1.41) 소폭 반등하며 한숨을 돌렸다. 코스피는 한 주 전체를 결산하면 3.2%가 떨어졌다.
유럽 내 증시는 콕스 의원 피살 사건을 계기로 대부분 반등했다. 과열된 브렉시트 찬성 여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영국 증시(FTSE100)는 지난 17일(현지시각) 6021.09로 1.2%(70.61)나 반등했다. 같은 날 독일 증시(DAX30)와 프랑스 증시(CAC40)도 각각 0.85%, 0.98% 반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피살 사건 이후 처음 나온 영국 내 여론조사에선 유럽연합 잔류파가 탈퇴파를 근소하게 앞섰다.
코스피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은 이번주에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자료 등을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상장주식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은 지난 5월말 현재 29%(434조원)에 이른다. 또 외국인 투자를 국적별로 보면, 미국계 자금이 173조원으로 가장 많고, 영국계 자금은 36조원으로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상장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99조원을 보유해 전체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당장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얼마나 빠져나갈지가 관건이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론 코스피지수가 1800선으로 후퇴하는 등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에이치엠씨(HMC)투자증권의 변지영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 시나리오별 금융시장 영향’ 보고서에서 “선거 결과가 탈퇴로 발표될 경우 시장은 단기 패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증시 최대의 악재인 ‘불확실성’에 직면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지속적 펀더멘털(경제기초) 악재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이밖에 유럽연합 탈퇴가 가결되어도 절차 진행에 적어도 2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이슈브렉시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