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정책금리 인하 논의에 착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활짝 웃었다. 하반기 내내 시장을 짓눌렀던 ‘고금리 장기화’(H4L) 우려 완화로 주가·원화값·채권값 모두 뛰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4%(33.52) 오른 2544.18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540선을 회복한 것은 9월 중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1.36%(11.28) 올라 840.59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순매수했고, 반대로 개인은 두 시장 모두에서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특히 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성장주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6.68%, 4.45% 큰 폭 상승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장 초반 52주 신고가(7만4300원)를 기록한 뒤 상승 폭을 줄여 전날보다 0.41% 오른 7만3100원에 마감했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4.19% 올라 엘지(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연준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인 태도를 보였다. 호조가 이어질 모멘텀(힘)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건설업 관련 부정적인 소식이 나온다면 증시에 걸림돌이 될 수 있겠지만, ‘산타랠리’(성탄절 전후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에는 국내 증시가 올라탄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하루 만에 24.50원 급락(원화가치 상승)했다. 전날 1319.90원으로 상승 마감했던 환율은 개장 직후부터 20원 넘게 하락하다 1295.40원에 장을 마쳤다. 채권금리도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0.7bp(1bp=0.01%포인트) 내린 3.258%, 회사채(무보증 AA-) 3년물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20.6bp 하락한 3.980%를 기록했다. 단기자금시장 지표인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도 하락했다.
아시아권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와 에이치(H)지수는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락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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