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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조각투자’ 이제 거래소에서 사고 판다…규제샌드박스 지정

등록 2023-12-13 18:08수정 2023-12-13 18:24

한국거래소 전경.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한국거래소 전경.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조각투자 상품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이들 상품의 유통시장이 처음으로 만들어지면서 투자 열기가 더 활발해질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의 비정형 증권 시장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안에 이들 증권을 경쟁매매 방식으로 사고 파는 시장을 개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비정형적 증권에는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등이 포함된다. 주로 미술품이나 저작권,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여러 사람이 쪼개서 살 수 있게 한 ‘조각투자’ 상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각투자 상품을 위한 유통시장이 처음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제까지 이들 상품은 장내 거래가 불가능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이 오래 묶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가령 발행사로부터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을 한 번 사면, 발행사가 해당 부동산을 팔아서 수익을 실현해 나눠주기 전까지는 이 상품을 현금화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앞으로 장내에서 투자자들끼리 조각투자 상품을 사고 팔 수 있게 되면 이런 한계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증권의 형태별로 실제 상장 여부는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투자계약증권의 경우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발행된 조각투자 상품은 투자자들이 자산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가지는 형태라 양도를 할 때 현행 민법상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는 탓이다. 반면 신탁수익증권은 신탁사가 자산을 소유하면서 이를 토대로 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형태여서 거래가 보다 용이하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현행법상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서만 발행이 가능한데, 지금까지 뮤직카우(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와 카사(부동산) 등 5건만 발행돼 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상반기 중에 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소가 상장 심사와 승인, 매매거래 체결 등의 업무를 맡는 방식이다. 일반투자자는 기존 증권사 계좌를 활용해 투자할 수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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