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올해 연고점을 돌파했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던 증시는 소폭 반등했지만,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중국 부동산 우려 속에서 당분간 원화와 국내 증시의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30원 오른 1342.60원으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342.8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23일(1351.80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환율은 5월2일 1342.1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6∼7월 중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미국 달러화 강세와 중국 부동산 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르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21일 개장 직후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이 정책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한다는 소식에 오전 중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선이 되는 5년 만기 LPR은 동결하는 등 중국의 조치가 시장 예상보다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고 원화 역시 영향을 받았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100선을 밑돌았으나 최근 103선으로 올라선 상태다.
김승혁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매도 압력이 커지고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부동산 우려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줬다”며 “이번 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사전 경계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내 증시는 소폭 반등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7%(4.30) 오른 2508.80으로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30%(11.39) 오른 888.71로 장을 마쳤다. 다만 추세적 반등이라기보단 최근 하락세에 이은 기술적 반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코스피는 6일 연속 하락 후 기술적으로 반등했다”며 “투자심리 위축이 이어지며 거래대금은 부진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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