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현상에 따른 자기 부상 효과를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에서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초전도체 관련주가 8일 순식간에 급락했다. 지난달 국내 연구진이 공개한 초전도체 물질 ‘엘케이(LK)-99’에 대해 미국의 한 대학연구소가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테마주 위주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도 과열 경고를 내놨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분류된 덕성은 전 거래일보다 29.41% 폭락한 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다른 관련 테마주로 엮인 서원과 대창도 각각 24.02%, 18.05% 줄줄이 급락했고, 엘에스(LS)전선아시아도 12.61% 떨어져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관련 종목인 서남이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모비스(-25.63%), 국일신동(-19.11%), 파워로직스(-16.49%), 신성델타테크(-6.45%)도 일제히 폭락했다. 대다수 이들 종목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10∼20%대 상승세를 탔으나, 오후 들어 미 메릴랜드대학 응집물질이론센터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LK-99는 상온과 저온에서 초전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앞서 지난달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물질에 관한 논문을 공개하면서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보여 왔다. 일부 종목의 경우 기업이 공식적으로 국내 연구진과 협력이나 교류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테마주로 묶여 오르기도 했다.
증시에서 테마주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도 우려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일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풍문 유포에 대한 집중 점검과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철저한 대응도 지시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