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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33년 전 지수 회복한 일본 증시…‘반딧불’ 아닌 ‘후지산’ 되나

등록 2023-06-25 15:46수정 2023-06-26 02:49

Weconomy |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일본 주가는 올 1월부터 2만5천~2만7천을 오가며 완만하게 상승세를 보이다가 4월 말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17일 3만을 훌쩍 뛰어넘더니, 이달 13일 3만3천을 넘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EPA 연합뉴스
일본 주가는 올 1월부터 2만5천~2만7천을 오가며 완만하게 상승세를 보이다가 4월 말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17일 3만을 훌쩍 뛰어넘더니, 이달 13일 3만3천을 넘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EPA 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뜨겁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니케이225는 올해 들어 30%나 올랐다. 미국 나스닥시장을 제외한 주요국 지수 중 가장 빠른 상승세다. 장기적으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현재 3만3000을 웃돈 건 1990년 이후 33년만이다. 버블 경제 이후 ‘잃어버린 30년’이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는 까닭이다.

세계적인 투자자의 행보 역시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렸다. 지난 2020년 일본의 종합상사에 대한 호평과 함께 해당 기업 투자를 알렸던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4월 12년 만에 처음 일본에 방문하면서 해당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예치된 엔화 예수금과 일본 주식 평가금액이 6월15일 현재 4초1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6월 말 대비 9천억원 늘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 정부 집권 기간 동안 화이트리스트 제외, 반도체 소부장 등 특정 품목의 수출 규제가 단행된 이후, 많은 수의 국내 경제 및 증시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마디로 일본은 이제 끝났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대규모 정부 부채 부담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일본 경제가 바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거나, 중앙은행의 수익률곡선 통제와 주식시장 개입이 오히려 증시에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 그리고 일본의 산업 경쟁력이 우리보다 떨어져 전자업체 전체의 이익을 다 합쳐도 우리나라 대표 기업 하나의 이익에 못 미친다는 주장 등이 잇달았다. 이런 주장들은 저금리·고환율 정책이 초래한 거품 낀 일본 증시는 조만간 붕괴될 것이라는 견해로 이어졌다.

하지만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르고, 일본 기업들의 실적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경제와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 일단 유동성 공급과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물가 상승은 3%대로 통제 범위에 있으며, 이 정도의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일본 경제를 장기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악순환에서 탈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그 중 하나다. 고환율과 낮은 비용이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여전히 첨단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소재, 부품, 장비 제조업에서, 그리고 고품질의 소비재 제조업에서, 나아가 관광, 게임에 이르는 소프트 파워에서 글로벌 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인 브랜드파이낸스에서 발표하는 국가별 소프트파워 순위에서 일본은 꾸준히 4~5위 수준을 기록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주요 제조업의 약진과 케이팝, 드라마, 영화의 힘으로 같은 조사에서 10~15위권이라는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에는 못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비용과 가격까지 싸졌으니, 일본 주요 기업들의 경쟁력이 커지고, 이것이 좋은 실적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라는 정치적 이슈 역시 지금까지는 일본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은 미국과의 강력한 군사적 기술적 정치적 동맹을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해 왔는데, 2015년 이후 세 나라의 주가를 보면 공교롭게도 미국과 일본은 큰 폭으로 오르고 중국은 그렇지 못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워낙 빠르게 올라 언제든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앞서 지적한 여러 요인들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일본 증시는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SK증권 미래전략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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