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여신전문금융회사 연체율이 1.25%를 기록하며 1년 만에 0.4%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3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지난해 말 여신전문금융회사(신용카드사 제외) 연체율은 1.25%로 1년 전보다 0.39%포인트 높다. 이는 통상 캐피탈사라고 일컫는 할부금융·리스·신기술금융회사의 잠정실적 등을 바탕으로 집계한 숫자다. 2020년 말 1.26%에서 2021년 말 0.86%로 떨어졌던 연체율이 다시 오름세를 탄 것이다. 부실채권의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1.54%로 1년 전보다 0.21%포인트 올랐다.
그러면서 대손충당금의 상대적 규모도 줄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대손준비금 포함)규모를 나타내는 커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말 142.0%였다. 1년 전보다 9.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다만 100%를 여전히 넉넉하게 웃돌고 있다.
자본적정성도 소폭 악화했다. 지난해 말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진 16.9%였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여전사의 총자산 규모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측정해 조정한 것으로, 현행 규제상 7% 이상이어야 한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과 비슷한 개념이다. 차입 의존도를 보여주는 레버리지배율도 6.4배로 2021년 말(6.3배)보다 높았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이런 양적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캐피탈사들이 지난 수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늘리면서 자산의 질적 위험이 악화했다는 판단이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더 휘청이면 잠재된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월 낸 보고서에서 “물적 담보를 바탕으로 정기적인 채권 회수가 가능한 할부·리스 자산에 비해 (부동산 PF 대출을 포함한) 기업금융 자산은 만기 일시상환 비중이 높고 거액 신용집중위험이 높다”며 “건전성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잠재 부실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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