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제공
정부가 파격적인 주택시장 규제 완화를 발표한 가운데, 둔촌주공이 올해 증권업계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리스크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24개 증권사의 부동산금융(채무 지급보증·대출채권·사모사채·지분증권 등)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는 51조9천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1.7%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피에프 유동화증권 증권 발행잔액은 46조8천억원(증권사 등 보증 24조1천억원, 건설사 보증 9조3천억원)으로,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피에프 에이비시피 규모는 약 17조원이다. 2월에는 10조원, 3월에는 5조원 어치 만기가 돌아온다.
이런 가운데 당장 오는 19일 약 7231억원 규모의 둔촌주공 사업장 피에프 에이비시피(주관사 케이비(KB)증권·한국투자증권) 만기가 돌아온다. 앞서 둔촌주공 피에프 차환(기존 기업어음 채권 상환을 위한 새로운 기업어음 발행)은 지난해 10월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실패할 위기에 몰렸다가 난항을 겪은 끝에 어렵게 성공했다. 차환 발행금리는 최대 12% 안팎으로 기존 3∼4%대보다 크게 높아졌다.
증권가는 계약률이 100%일 경우 초기 계약금(20%) 현금 회수액은 9430억원(세대별 가중평균 분양가 기준)으로, 이를 바탕으로 피에프 7231억원을 일시에 상환하기 위해 필요한 계약률은 77% 수준으로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에프 에이비시피로 빌린 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기준 계약률이 70%인데, 시장에서는 둔촌주공 계약률이 70∼80%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며 “본 피에프 대출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둔촌주공 계약률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면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처럼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날 “전체 공급 세대 중 소형인 29A~49A가 43%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해당 평수 계약률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소형 평형이 모두 미계약되고, 59㎡ 이상 평형이 모두 계약된다면 6230억원의 현금이 회수되는 셈이라 피에프 상환·차환에 큰 차질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만약 차환에 실패한다면 제2의 피에프 시장 자금경색 여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로, 지난달 청약에서 평균 5.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