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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이자 228만→472만원, 적금 깨서 마이너스 통장 막기 급급

등록 2022-12-01 06:00수정 2022-12-02 14:16

연 8% 육박한 마이너스 통장 금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한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박아무개(32)씨는 몇년 전 한 시중은행에서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지난달 초 연장했다가 깜짝 놀랐다. 연 3.8%였던 금리가 연 7.87%로 두 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신혼집을 장만하며 빌렸던 6천만원에 대한 연 이자는 228만원에서 472만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박씨는 자신의 종신보험과 아내의 다른 보험 등을 해지해 6천만원을 모두 상환하고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했다.

박씨는 “주변에서 ‘마통’ 금리가 많이 오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신용이 나쁘지 않아서 금리가 이렇게까지 오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금리에 마이너스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겠다 싶어 해지했다”고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8%대에 육박하고 있다. 손쉽게 생활비나 급전을 조달하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마저 급등하며 남은 대출 금액을 서둘러 상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금리는 신용 1등급 기준 연 6.58∼8.15%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4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평균 금리는 신용 1∼2등급 기준 연 4.11%였다.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금리가 3%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마이너스통장 금리와 연동된 은행채 6개월물 금리가 크게 뛴 탓이다. 올해 초 연 1% 중반대에 머물던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29일 연 4.656%까지 뛴 상태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채권 금리는 오른다.

차주들은 부랴부랴 남은 대출 금액을 상환하고 있다. 아예 마이너스통장을 해지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적금을 깨서 마이너스통장부터 막았다’는 사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연령별 마이너스 통장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300만7천좌로 전년 말 대비 3.3% 줄었고, 잔액도 49조1585억원에서 45조199억원으로 8.4% 감소했다. 특히 30대가 줄어든 잔액의 52%에 이르는 2조1498억원을 지난해 말부터 상환하며 전체 연령대 중 대출 금액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통장은 대출 약정과 함께 대출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일반적인 대출 상품과 달리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에 대출 한도를 약정한 뒤 해당 계좌를 통해 자유롭게 원하는 금액을 원하는 때에 빌리고 갚을 수 있도록 한 대출 상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직장인들은 생활비나 급전을 빌리는 ‘제2의 지갑’으로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0.5%포인트가량 금리가 높다보니 금리가 올라 부담이 커지자 상환 여력이 되는 30대 차주들 중심으로 대출을 조기에 상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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