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금리로 인한 주식, 부동산 유동성 장세 고점 멀지 않았다. 그래픽_김승미
경제와 주식시장에는 사이클이 존재한다. 여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금융자산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경기국면을 미리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경기선행지수와 물가상승률이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국면은 경기 확장의 후반이다. 이때는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과 주가가 동시에 하락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선행지수와 물가가 같이 떨어진다. 이 국면에서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선행지수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경기는 확장국면에 들어선다는 의미이다. 이 시기에는 주식 투자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필자는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 기준)가 2021년 5월을 고점으로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었다. 여기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금리도 그만큼 오른다. 선행지수 하락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하면 주가는 오르기 힘들다.
선행지수 변동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차이로 주가 방향을 전망해볼 수 있다.(그림 참조) 2008년 1월에서 2022년 3월 사이의 통계로 분석해보면 이들 사이에는 상관계수가 0.71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선행지수와 물가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선행지수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에 코스피도 같이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선행지수 하락률이 둔화하거나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이들 차이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면서 그 차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통계를 보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꺾이고 난 다음 8개월 이전에 경기가 정점을 치고 수축국면으로 들어섰다. 하반기에는 수요가 둔화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오이시디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7월을 정점으로 올해 3월까지 계속 하락했다. 선진국 중심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각종 원자재 수요도 줄어들면서 국제유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여기다가 한국은행의 네 차례 금리인상도 물가 안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인상은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와 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는 선행지수 하락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는 경기 수축국면이다. 이를 반영하여 조만간 장기 금리가 먼저 하락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장기채 중심으로 채권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선행지수와 물가상승률 차이의 확대에 따라 주가도 어느 정도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물론 경기가 수축국면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주가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