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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현금흐름·배당 좋은 기업에 집중할 때

등록 2022-03-27 18:21수정 2022-03-28 02:00

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김한진 | <3프로TV> 이코노미스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6일 3년여 만에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올해에만 6번 금리를 더 올리고 내년까지 긴축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아울러 빠르면 오는 5월부터는 보유 채권을 줄여서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이처럼 몇 달 만에 확 달라진 연준의 태도와 지금의 인플레이션 정황에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지금 연준의 긴축행보는 인플레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올해 인플레는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더해져 끈적끈적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인플레를 빨리 잡지 못하면 경기마저 크게 흔들릴 수 있기에 정책에 다급함이 묻어 나온다. 경기둔화로 긴축이 중도에 멈출지, 아니면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계속 괜찮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다행히 연준의 급한 긴축 일정을 증시가 의외로 씩씩하게 소화해 내고 있어 희망적이다.

둘째로 당면한 인플레와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으로 앞으로 세계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다. 연준이 올해 미국 성장률을 3개월 전 4.0%에서 2.8%로 크게 낮춰 잡은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각국 통화당국은 경기를 조금 희생해서라도 물가를 잡으려고 할 것이다. 경기가 침체에 빠지진 않더라도 성장률이 깎인다는 건 기업들의 평균이익 또한 예상을 밑돌 수 있다는 뜻이다. 당분간 눈높이를 조금 낮춰 투자에 임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

셋째, 향후 증시는 결국 경기에 달려 있고, 경기는 치솟는 물가에 달려 있고, 그 중심엔 국제유가가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땅에 총성이 멈추고 산유국들의 증산과 셰일오일 채굴이 늘어난다 해도 대 러시아 제재가 완전히 풀리지 않는 한 원유시장의 공급부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또 유가가 내려가도 곡물가격은 세계물가를 좀 더 괴롭힐 것이다. 물론 머지않아 물가상승률 자체는 꺾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절대수준이 아주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인플레와의 전쟁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상의 물가와 전황을 두루 살필 때 투자자들은 올해 인플레에 좀 더 자유로운 종목, 즉 가격 전가력이 높거나 고물가에도 매출이나 이익이 줄지 않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현금흐름과 배당이 좋은 기업에 집중하고 가치가 너무 비싸게 매겨진 종목은 피하고 현금을 예비해 놓는 방어적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금리 상승기에 부채비율이 과도한 기업도 피해야 한다. 다만 물가와 경기충격, 혹은 지정학적인 이유로 세계증시가 일시 패닉에 빠진다면 그 때는 낙폭이 큰 성장주와 기술주를 공략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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