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수출금액은 거시경제변수 가운데 주가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다. 과대평가되었던 주가가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2005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의 통계로 분석해보면 코스피와 일평균 수출금액 사이에는 상관계수가 0.84로 매우 높았다. 코스피가 1개월 정도 선행했고 인과관계 분석을 해보아도 일평균 수출금액을 일방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주가와 수출 사이에 상관관계가 이처럼 높은 이유는 우리 경제의 높은 수출 의존도에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3.9%였다.
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 칼럼란을 통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가가 일평균 수출금액에 지나치게 앞서간 데 있었다. 코스피를 일평균 수출금액으로 회귀분석해보면 작년 6월에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40% 정도 과대평가했다(그림 참조). 수출도 증가했지만 주가가 너무 빠르게 상승했던 것이었다.
코스피가 이처럼 주가를 앞서갔던 사례는 2007년 7월 33%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우리나라 주요 은행들이 수익원 다변화를 목적으로 ‘주식형 펀드 캠페인’을 펼쳤다. 그 때문에 2006년 말 47조원이었던 주식형 수익증권이 2008년 8월에는 114조원까지 대폭 늘었고, 그 돈으로 자산운용사들이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급등했다. 바로 다음에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우리 주가도 급락했다. 2008년 10월에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34%나 과소평가할 정도였다.
2020년 이후에는 ‘동학개미운동’이 상징하는 것처럼 개인의 직접 투자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2019년 말 29조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이 2021년 한때는 70조원을 훨씬 넘어섰다. 2020~2021년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국내기관이 각각 51조원과 64조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116조원을 순매수하면서 다 받아주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는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가 20% 정도 떨어지면서 주가와 일평균 수출금액의 괴리가 올해 1월에는 1% 정도로 크게 줄었다. 주가가 적정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주식 비중을 점차 늘려야 한다.
그러나 주식 매수에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오를 때는 기본 여건을 과대평가하고 떨어질 때는 과소평가하는 것이 주가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수출 여건도 지난해처럼 밝지는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국의 경기선행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주요 예측기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우리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수출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조만간 주가가 일평균 수출금액을 저평가하는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