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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미국 대외 불균형 심화의 경고

등록 2021-10-24 17:25수정 2021-10-25 02:31

Weconomy |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

김영익ㅣ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미국의 대외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초래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을 통해 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 개인 실질소비가 코로나19로 지난해 4월 급락했으나, 5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고 올해 8월까지는 25.5%나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도 넘어섰다. 그러나 미국의 산업생산 회복 속도는 더디다. 지난주에 9월 통계가 발표되었는데, 2019년 말보다 아직도 9.8%나 낮은 수준이다. 국내 생산 부진으로 고용도 예상보다 느리게 증가하고 있다.

소비가 늘어난 만큼 생산과 고용이 증가하지 못한 이유를 수입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8월까지 수출이 2019년 말보다 1.8% 증가한 데 그쳤는데, 수입은 12.4%나 늘었다. 그러나 보니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무역적자가 5581억달러로 이전 3년 평균(3957억달러)보다 41%나 증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한국 등에서 생산한 상품을 아직도 수입해서 쓰고 있다는 의미이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이아메리칸’(Buy American)이다. 제조업 부흥과 공급망 확충을 통해 미국에서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그 정책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소비의 상당 부분을 수입으로 대체한 결과 대외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미국의 대외순자산이 마이너스(-) 15조4200억달러로 2010년(-2조5100억달러)에 비해 6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지디피 대비로도 17%에서 68%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대외부문의 적자를 미국은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나 직접투자로 메꾸고 있다. 올해 2분기 현재 미국의 포트폴리오 누적 적자가 10조69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들이 상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미국 주식과 채권을 사준 셈이다.

대외 불균형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 부채도 크게 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정부는 재정지출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연방정부의 부채가 2007년 20조4927억달러에서 올해 2분기에는 28조5294억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디피로도 62.7%에서 125.5%로 늘었다.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불균형에다 주가와 집값 등 자산가격에 거품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할 수 있는가에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는 지금보다 대외 불균형이 훨씬 더 양호한 상태인데도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린 적이 있다. 피치(Fitch)는 최근 부채한도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단기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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