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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시장 영향 세 가지

등록 2021-10-03 18:51수정 2021-10-04 02:01

당분간 자산시장의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 같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정례회의에서 대다수 위원들이 물가를 높여서 전망한 데 이어, 때 마침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값이 들썩이고 있으니 말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3년래 최고치로 높아졌고 각국 금리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사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10년간 평균 2% 정도였는데 최근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요인들이 물러간다 해도 내년 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게 관측되고 있다. 연준이 정책기준으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만 봐도 그렇다. 연준은 이 물가지표를 올해는 3.7%, 내년 2.3%, 2023년 2.2%로 전망했는데 이는 이미 연준의 금리인상 조건(2% 이상)이 충족됐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제 테이퍼링은 기정 사실화 됐고 진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금리를 언제 올리느냐에 쏠려 있다. 지금 인플레가 투자자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이유는 물가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높아서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물가와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자산가격이 많이 올라 있을 때에는 이런 불확실성이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이러한 물가와 금리, 더 나아가 통화정책의 불안감이 주는 시장의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인플레의 증시 영향이다. 세계가 ‘위드(with) 코로나’로 가면서 앞으로 경기가 더 좋아지는 걸로 예상하면 고용을 비롯한 생산요소의 수급은 좀더 타이트해질 것이다. 임금이나 유가, 기타 원자재 가격이 경기를 타고 당장 쉽게 꺾이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면 당분간 증시에서도 성장주보다는 물가 친화적인 업종, 즉 에너지나 소재, 금융주 등이 다른 섹터보다 유리해 보인다.

둘째, 당분간 경제지표가 좋게 발표될 때마다 금리는 저점을 조금씩 더 높여갈 것이다. 연준이 최근 정례회의에서 제시한 향후 3년간 근원 개인소비지출물가 중앙값은 2.2%인데 세계경기가 보다 정상화된다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길게 봐서 2% 내외의 정책금리를 내다본다면 장기금리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는 앞으로 주가가 금리상승이라는 성가신 방해꾼을 물리쳐야 제대로 올라갈 수 있음을 뜻한다. 그 전까지는 금리가 오를 때 마다 주가가 깜짝 깜짝 놀라는 일이 보다 잦을 것이다. 더 좋은 강세장으로 가기 위해 국내외 증시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셋째로 물가와 금리상승은 당분간 달러강세 기조를 예고한다. 이는 보통의 강세장 환경에서 달러약세 흐름과는 배치된다. 세계경기가 좋아도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달러강세는 신흥국 증시에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물론 이러한 달러강세 움직임은 원자재 가격이 급하게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제동장치 역할을 할 것이다.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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