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대내외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어 달러 강세의 지속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원화 가치도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기준으로로 각각 6.3%와 6.5%씩 증가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각각 11.4%와 11.8%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우선 지난해 큰 폭 증가한 저축이 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 가계저축률이 16.3%로 그 이전 10년 평균(7.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코로나19로 미뤘던 소비가 올해 들어 일종의 보복소비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올해 3월에 고소득층을 제외한 전국민에게 1인당 1400달러를 지급했는데, 이 역시 가처분소득을 증가시켜 소비 증대 요인이 됐다. 소비지출의 13%를 차지하는 내구재 소비와 22% 비중의 준내구재 소비가 먼저 증가했고, 최근에는 소비지출의 65%를 차지하는 서비스지출이 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소비지출은 코로나19 위기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6.7% 증가했다. 수요가 증가하면 뒤따라 미국 내 공급도 증가했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의 산업생산은 아직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6월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2월보다 1.1% 낮았다.
수요 증가 폭에 비해 생산이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 갭을 미국은 수입으로 메꾸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수입 증가율은 전년 동기비 22.6%로 수출 증가율(17.1%)을 웃돌았다. 그러다 보니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가 4286억 달러로 최근 3년 평균(2877억 달러)보다 무려 49%나 늘어났다.
미국의 대외불균형은 이전에도 계속 확대되고 있었다. 1990년에 미국은 순채무국이 됐다. 대외자산보다 대외부채가 더 많아진 것이다. 그 이후에도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결과, 올해 1분기 미국의 순채무는 14조3203억 달러에 이르렀다. 국내총생산에 견줘서도 63%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아직 2분기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면 채무 수준이나 비율이 훨씬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대규모의 순채무국인 데도 버티는 것은 달러가 기축통화이고 외국인이 미국 주식과 채권을 사주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까지 미국의 누적 포트폴리오 적자는 10조467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중국이 대미 수출로 번 돈 일부로 미 국채를 사주었다. 나머지 순대외부채는 직접투자 적자에 기인했다.
여기에다 대내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 부채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 대비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123.8%로 금융위기 전인 2007년(61.8%)보다 2배 높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이를 보고도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에서 계속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외국인도 이전처럼 미국 국채를 매수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앞장서고 있다. 달러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힘든 이유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