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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긴축 전환 초입에는 선진국 주식이 유리

등록 2021-08-01 18:33수정 2021-08-02 02:32

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정례회의(FOMC)에서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예상대로 0.00~0.25%로 동결하고 월간 채권매입 규모도 1200억 달러로 유지했다.

성명서에서 눈에 띈 점은 ‘경제는 목표들을 향한 진전을 이뤘다’는 표현이었다. 여기서 목표란 작년 12월 세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기준을 말한다. 제롬 파월 의장도 정책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기준을 본격 착수했다는 의미의 발언과 함께 ‘고용시장이 갈 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추론하자면 연준은 자산매입 축소를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통화 긴축은 아직 멀리 보고 있는 듯하다.

아무튼 내년부터 테이퍼링의 가능성은 높아졌다. 변이 바이러스가 변수이긴 하나 경기추세를 뒤집을 정도만 아니라면 미국경제는 내년 말 완전고용에 가까워질 것이다. 파월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나는 강력한 일자리 숫자를 보고 싶다’에서 그 강력한 일자리는 실업률 4%의 거의 완전고용을 뜻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즉 연준이 만족할만한 지표를 얻을 때 비로소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인데 지금으로 봐서는 내년 1년간 자산매입을 줄여가고 그 완료 시점에 금리 인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연준의 이런 긴축 시간표는 자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돌이켜 보면 지난 2014년 테이퍼링과 2015년 말 이후의 금리 인상도 경기 확장 중반부에 시작됐다. 거꾸로 이런 완화정책이 경기호황 기간을 늘리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통화량이 1년 새 너무 급증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따라서 일단 완전고용을 이루면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연준은 금리를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높다. 자산시장이 이러한 정책 의도를 반영한다면 주가 등 위험자산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강한 맞바람을 뚫고 나가야 한다. 즉 경기 확장 초반의 돈이 마구 풀릴 때에 비해서는 주가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한창 좋을 때 가장 믿을만한 자산은 역시 주식임을 부정할 순 없다. 통화 긴축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다는 건데 이런 시기에 주식보다 성과가 좋은 자산을 찾기란 사실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경기는 더없이 좋고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는 초입에는 여전히 주식이 투자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의 통화 긴축은 특히 신흥국 진영에는 부담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통화정책 시계는 자국에 맞춰져 있는데 신흥국은 지금 미국보다 경기회복 속도가 느린 데다 글로벌 유동성 주체인 선진국으로 자본이 흡수될 거란 우려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이퍼링이 거론되는 시기에는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주식이 유리하다고 본다. 지난 2014년 초 테이퍼링 시기에도 달러 강세에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 증시에 비해 약했다. 지금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느는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하다.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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