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올라가는데도 시장금리는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명목금리는 실질금리와 물가상승률의 합으로 표시된다. 실질금리는 사전적으로 추정하기 어렵기에 그 대용변수로 실질 경제성장률을 사용한다. 지난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의 6.5%에서 7.0%로 올렸다. 물가상승률 예상치도 2.4%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10년 국채수익률은 3월 말 1.74%에서 FOMC 직후에는 1.44%까지 떨어졌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첫째,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준의 견해를 시장이 신뢰하고 있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5.0%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기저효과이고 중고자동차 등 일부 상품 가격의 일시적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는 견해이다. 실제로 애틀란타연준에서 작성하고 있는 경직성이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월에도 2.7%에 그쳤다.
둘째, 연준이 시장금리를 통제할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이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국채를 사들여 시장금리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2008년 말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가 4759억 달러에서 2021년 3월에는 5조 4014억 달러로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중 연준이 차지하는 비중도 4.4%에서 19.2%로 증가했다.
셋째, 향후 예상되는 경기 둔화를 시장금리가 미리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장단기금리 차이는 경제 전망을 하는데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4월부터 장기금리인 10년 국채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는데, 단기금리(2년 국채수익률)는 소폭 상승하면서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장단기금리 차이의 축소는 내년 이후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시사한다.
이러한 세 가지 이유로 실물경제와 시장금리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현재 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다. 장기적으로 시장금리는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합인 명목 경제성장률에 수렴한다. 실제로 1990년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명목 경제성장률은 4.3%였고 10년 국채수익률은 4.4%였다. 올해 명목 경제성장률은 1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난해 마이너스 2.3%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수치이긴 하다. 미 의회에서 추정하는 잠재 명목 성장률도 3.9%이다. 현재 1.5% 안팎인 10년 국채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의미이다.
올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률이 시장금리의 정상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인다. 6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율이 점차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늘어나면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가세할 수 있다. 일시적일 것이라는 인플레이션에 판단이 변하면 시장금리는 단기에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영익ㅣ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