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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고윤결
테슬라 중국 공략 흑자전환…현대차 내수 호조 부진 만회 현대차 영업이익 5903억
반토막에도 전망치 웃돌아
기아차는 73% 감소 고전
하반기 전기차 경쟁력 관건 현대·기아자동차와 테슬라가 나란히 2분기에 흑자를 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나온 ‘깜짝’ 실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 테슬라, 중국서 ‘깜짝’ 실적 테슬라는 올해 2분기에 매출 60억3600만달러(약 7조원), 영업이익 3억2700만달러(약 4000억원)을 달성했다고 22일(현지시각)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개선됐다. 테슬라 선전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테슬라의 2분기 중국 판매량은 3만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판매량(1만9000대)까지 합치면 6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4만2715대)을 넘었다. 중국 시장에 힘입어 코로나19 와중에도 테슬라의 2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9만6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어드는 데 그쳤다. 다른 업체들의 판매량이 3분의 1가량 증발한 것에 비해 선방한 셈이다. 중국 시장 수익성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부터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모델3를 생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설명회에서 “부품을 중국 현지에서 조달하기 시작하면서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며 “매달 현지 조달 비율이 5~1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 개소세 효과 본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도 23일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2분기에 매출 21조8590억원, 영업이익 5903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각각 18.9%, 52.3% 줄었지만 당초 예상치는 훨씬 뛰어넘었다. 경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치 3192원의 두 배 가까운 성적표다. 기아차도 2분기 매출 11조3688억원(-21.6%), 영업이익 1451억원(-72.8%)으로 고전했으나, 전망치는 웃돌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부진을 내수 시장의 호조가 일부 만회한 영향이 컸다. 현대·기아차의 2분기 전체 판매량은 각각 36.3%, 27.8% 줄었으나, 내수 판매는 외려 12.7%, 26.8%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종료된 개소세 70% 감면 혜택의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내수 판매량만 놓고 보면 증가율은 37.2%, 41.5%나 된다. 고가 차종의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제네시스의 2분기 판매 비중은 5.4%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중국에서의 부진은 뼈아프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시장 중 하나인데,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자료를 보면, 중국 시장의 2분기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2.7% 증가했지만 현대차 판매량은 11만8000대로 되레 16.4% 감소했다. ■ 전기차 주도권이 관건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기차 주도권 다툼이 중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올해 안에 모델3·와이의 생산 능력을 4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는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며, 미국 텍사스주에도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다른 경쟁 업체들에 비해 체력 유지에 성공한 현대·기아차 역시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후 시장은 전적으로 전동화에 대한 적응이 높은 업체들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____________
반도체 거침없는 행진…SK하이닉스 깜짝 실적 영업이익 3배 늘어 2조 육박
비대면 확산에 서버수요 급증
디지털 뉴딜 수혜기업 꼽혀 반도체 쾌속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제품과 서비스 수요 확대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영업실적을 내놓고 있다. ■ “서버와 그래픽 제품 판매 확대”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23일 지난 2분기(4~6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6065억원, 1조9467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하루 220억원꼴로 이익을 거둔 셈이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43%나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1%대에서 23%대로 뛰어올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 견줘선 매출은 1.3배, 영업이익은 세 배 남짓 불어났다. 이번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평균 영업이익 전망값은 1조7398억원이었다. 클라우드 등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차진석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제품 수요는 부진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요와 가격 흐름이 견조했던 서버와 그래픽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이를 상쇄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축소로 부진한 모바일용 메모리 판매를, 클라우드·피시(PC)·게임기용 메모리가 메웠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호실적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철강·항공·유통 등 상당수 업종이 고전 중이지만 반도체 업체들은 연일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8조1천억원·잠정)을 내놓은 데 이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도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71.8% 늘어난 약 43억8200만달러(한화 약 5조2500억원)라고 발표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의 올해 3~5월 실적(영업이익 약 1조1700억원)도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으로 서버용 수요가 급작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반도체 업황 사이클로 보면 올해부터가 호황이 시작되는 시기였는데 코로나19로 모바일 수요가 줄면서 오히려 덜 성장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 ‘디지털 뉴딜’ 수혜 기업 꼽혀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비교적 밝은 편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 뉴딜’ 계획의 수혜 기업 중 하나로 에스케이하이닉스가 꼽힌다. 차진석 부사장은 “내년에는 본격적인 5세대(5G)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두 자리수 이상의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 정부와 기업체의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가속화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 하반기에 재고 부담 등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엘지(LG)디스플레이는 이날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 2분기에 매출은 전분기 견줘 12% 늘어난 5조3070억원이었으나 영업손실 폭은 2천억원 가까이 불어난 5170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줄곧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쪽은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과 전방산업 위축에 대응한 티브이와 모바일용 패널의 생산조정으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고 전 분기 대비 엘시디(LCD) 패널 판매값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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