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공식품과 축산물 등 식자재 물가가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석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사상 첫 월별 마이너스 상승률까지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1%대를 밑돌았지만, 올해 들어선 1월 1.5%, 2월 1.1% 등 계속해서 1%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저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가 사라진 게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 활동을 꺼리게 되면서 관련 품목 물가에도 영향이 나타났다. 먼저 식재료 소비가 늘어 축산물과 가공식품 물가가 각각 6.7%, 1.7% 올랐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5.0%), 빵(3.2%) 등이 올랐다. 반면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급식비(-35.8%), 남자학생복(-36.3%), 여자학생복(-32.4%) 등은 크게 내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 패턴의 변화,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가 물가 상승·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3월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유가 하락세는 아직 국내 물가에는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석유류 물가는 전달(12.5%)보다 오름세가 내리긴 했지만 6.6%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8년 1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시행했던 유류세 인하의 기저효과가 있는 데다, 선물로 거래되는 국제유가가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2~3주 이상 시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1배럴당 1월 평균 64.3달러, 2월 54.2달러, 3월 33.7달러로 최근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향후 4월 이후 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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