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박대동 통합당 공천받아
총선 당선땐 한달만에 사퇴해야
SDS·SDI 명단 오른 신현한·최원욱
물산 합병·삼바 관련 보은성 의혹
삼성바이오 김태한은 검찰수사 핵심 대상
총선 당선땐 한달만에 사퇴해야
SDS·SDI 명단 오른 신현한·최원욱
물산 합병·삼바 관련 보은성 의혹
삼성바이오 김태한은 검찰수사 핵심 대상
삼성전자·삼성에스디에스(SDS)·삼성에스디아이(SDI)(3월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화재(3월20일) 등 삼성 계열사 주주총회가 줄줄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사 선임 안건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사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유리한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한 교수가 계열사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이름이 올라있는 게 대표적이다.
16일 삼성 계열사 주주총회 안건을 종합하면, 울산 북구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단수 공천된 박대동 전 의원은 오는 20일 열릴 삼성화재 주주총회에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영리 업무에 종사하는 것이 금지돼있기 때문에 박 전 의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뒤 의원직에 당선될 경우 주총 불과 한 달 만에 이사직을 내려놔야 한다. 당선되면 국회로 가고 낙선하면 삼성화재 이사를 맡는 ‘두 마리 토끼’를 쥐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연간 보수는 8천만원 수준이다. 앞서 박 전 의원은 2012년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당시 씨제이(CJ)제일제당 등의 사외이사를 사임한 바 있다.
삼성화재 지배구조 내부 규범은 사외이사에 대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 노력을 할애할 수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박 전 의원을 후보로 추천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화재는 쪽은 “금융 전문성을 고려해 박 전 의원을 후보로 올렸다”라며 “이사회 구성상 현행에서 사외이사가 한 명 줄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 쪽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들이 다수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도 논란이다. 이사회 활동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에스디에스 사외이사 후보로 안건에 포함된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삼성 쪽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에 문제가 없다는 근거로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작성했다. 삼성에스디아이 사외이사 후보인 최원욱 연세대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의혹 관련 법률대리인이 회사의 회계 처리가 적법하다고 주장하기 위해 발주한 의견서 작성에 참여했다. 이들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은 ‘보은성’으로 비춰질 수 있다. 나아가 삼성에스디에스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출신인 유재만 변호사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는데, 유 변호사가 재직하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은 이 회사의 국외 사업체 인수 업무를 대리한 바 있다. 해당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은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회사의 연간 기준 사외이사 보수는 모두 8천만원 수준이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이름을 올린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도 논란의 대상이다. 김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회계사기 및 증거인멸 의혹 관련 검찰 수사의 핵심 대상인 인물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준법경영을 강조하면서도 명백한 부적격 사유에 해당되거나 정상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후보 다수를 이사로 선임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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