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1.8%에 그친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하반기에는 2%대 중후반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 신산업 투자가 경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두돌 기념 <한국방송>(KBS) 대담에서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 목표는 적어도 2.5~2.6%인데, 앞으로 만회를 해나가야 한다”며 “정부나 한국은행은 2분기부터 상황이 좋아져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해당하는 2% 중후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근거로 “저성장의 원인이었던 수출·투자 부진이 회복되고 좋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째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줄어드는 상황을 긍정적 신호로 본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여건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들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지난해 제시한 전망치보다 낮췄다. 우리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시장의 하반기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선박·휴대폰·철강 등 기존 핵심 품목의 수출 비중도 작아지는 등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실정이다. 문 대통령은 “우려되는 상황은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데 신성장동력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시급하게 역량을 쏟아부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미래자동차 등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출범 이후 신산업 투자의 ‘마중물’로 스마트공장, 바이오헬스, 핀테크, 미래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에너지신산업, 드론을 8대 선도사업으로 선정했다. 지난 2년간 이 분야에 6조원을 투자했다. 정부는 이 가운데서도 산업 파급 효과가 크고 체감도가 높은 3개 분야인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최근 삼성전자가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제조업 혁신을 통해 다시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굳건히 하려 한다. 한편으로는 제2의 벤처 붐을 일으켜 새로운 성장동력과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해 재정 확장 정책, 벤처 활성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까지 벤처 붐 조성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고, 2022년까지는 벤처기업의 성장을 끌어올리는 스케일업 전용 펀드를 12조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런 정책이 당장 효과를 나타내기는 어려워 정부는 우선 적극적인 재정 집행으로 경기 하강 흐름을 떠받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주요 관리대상 사업’의 1분기 집행 실적은 94조4천억원(연간계획의 32.3%)이었다. 당초 1분기 집행계획(88조원)보다 6조4천억원(2.2%포인트)을 초과 집행했다. 정부의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통합재정수지는 17조3천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는 25조2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적극적 재정운용에 따른 결과”라며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해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경제 활력 제고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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