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오후 드론으로 바라본 세종시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개방으로 빨라진 유속으로 씻겨나가는 녹조와 뻘, 드러난 모래톱이 보이고 있다. 세종/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감사원 감사에선 4대강 사업의 경제성 또한 극히 저조해 심각하게 국고가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감사원 의뢰를 받아 2013~2016년 4년치 자료를 토대로 2013년부터 향후 50년간의 편익과 비용을 분석했더니 총비용은 31조원, 총편익은 6조6천억원으로,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이 0.21로 나타났다. 한강이 편익비율 0.69로 그나마 가장 높았고 금강 0.17, 낙동강 0.08, 영산강 0.01 차례로 집계됐다. 편익비율이 1 이상일 경우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의 경제성은 모두 낙제점인 셈이다.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사업비 24조6966억원, 유지관리비 4조286억원, 재투자비 2조3274억원 등 31조526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에 반해 편익은 수질개선 효과가 2363억원, 이수 효과 1조486억원, 친수 효과 3조5247억원, 수력발전·골재판매 효과 1조8155억원 등 6조6천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명분으로 앞세운 홍수피해 예방 효과는 0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산학협력단은 4대강 사업 이후 홍수가 야기될 정도로 호우가 내린 적이 없어 편익이 다소 과소 추정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4대강 사업의 경제성이 이처럼 낮은데도 국책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009년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4대강 사업 등 재해예방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면 경제성이 없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봉쇄한 조처로, 당시에도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도 이번 감사에서 감사원은 시행령 개정을 거쳐 재해 예방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일괄 면제된 것에 대해선 위법성이 없다고 봤다. 대신 기획재정부 장관 등에게 앞으로 관련 규정을 위배해 사전 타당성에 대한 검증 등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재해 예방사업으로 간주했던 근거였던 홍수피해 예방 효과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당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조처는 책임론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감사원은 4대강 마스터플랜상 사업비 22조2천억원은 4대강 본사업과 직접연계사업의 국비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추가로 투입한 사업비가 5조1천억원에 이른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환경부 수질개선사업에 대한 지자체 부담액(2009~2016년)이 2조6천억원, 수자원공사의 투자비 조달(채권 발행)을 위한 금융비용 국비지원액 1조8천억원, 국가와 지자체의 4대강 시설물 유지관리(2012~2016년) 비용 6400억원 등이 따로 투입됐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