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전 앞 바닷가에 지진해일 대피 안내판이 서 있다. 오른쪽이 월성 1호기. 경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5일 발생한 포항지역 지진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오후 3시 현재까지 지진 주변 원전 중 이상이 발생한 곳은 한 곳도 없으며 모두 정상 가동중”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진앙지에서 약 45㎞ 떨어진 월성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발전정지나 발전출력 감소없이 정상 운전중에 있다”며 “다만 월성 제1발전소의 경우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중”이라고 밝혔다. 월성 1호기의 경우 발전소 중앙제어실의 지진계측기에 지진경보치(0.01g(중력 가속도)·리히터 규모 약 4.0에 해당) 이상의 신호가 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월성지역 원전부지에는 총 6기의 원전이 가동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내진팀 관계자는 “여러 발전소가 밀집돼 있더라도 짧은 거리 차이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구조물 차이 등으로 계측된 지진 강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월성 1호기에 감지된 지진규모는 0.013g으로, 수동정지 기준(0.1g) 값에는 미치지 않았다. 월성 1호기에는 여러 곳에 지진 계측기가 설치돼 있는데, 발전소 건물이 아니라 부지 지반에 설치된 계측기에서 경보치 수준의 지진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는 이날 지진 발생 이전부터 계획예방정비 작업으로 가동 정지상태에 있었다. 발전소는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진감지 경보 발생은 단지 경보하는 의미일뿐이며 즉각적으로 이에 따른 비상 대응 조처에 들어가야 하는 감지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또 “현재까지 설비고장 및 방사선 누출은 없으나 정밀 분석·점검을 벌이고 있다”며 “지진 주변 지역 각 원전마다 발전소 가동과 관련된 여러 계측기들에 이상 신호가 포착됐는지 여부를 정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전국에 가동중인 24기 원전 가운데 이상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도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동굴 처분시설과 지상 지원시설, 배수펌프 등 주요 시설물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지진 발생 직후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C급 비상을 발령하고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지역 주민 등에 알렸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에 가동중인 원전(총 24기) 대부분은 지진 규모 7.0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원전 내진 관련 안전정지계통(비상시 원전을 안전하게 정지 및 냉각시키는 장치)은 지진 규모에 따라 지진경보치→원자로 수동정지 설정치(0.1g·리히터 규모 약 6.0)→원자로 자동정지 설정치(0.18g)→원전설계 기준(0.2g·리히터 규모 약 6.5)으로 설정돼 있다. 원자력안전위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전국 모든 원전에 대해 내진 성능 관련 원전 기준을 0.3g(리히터 규모 7.0)에도 원자로가 견딜 수 있도록 강화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국 총 24기 원전 가운데 21기에 대해 내진 성능강화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3기는 내년까지 마칠 예정이다. 현재의 원자력발전소 내진 기준인 지진 규모 7.0은 작년 9월 경주지역에서 발생했던 지진(규모 5.8)보다 에너지가 64배 큰 수준이다.
한편, 전화 등 통신 쪽은 현지에 있는 친지들에게 안부전화가 폭주하면서 통화 연결이 일시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통신망이나 통신장비 장애는 없었다. 다만, 안부를 묻는 통화 폭주로 전화 연결과 메신저 송수신 등이 일시 지연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은 각각 ‘비상상황반’을 꾸려 피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여진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조계완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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