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측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등 한미 대표단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통상당국이 22일 미국 쪽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에 따른 첫 특별회의를 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단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영상회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30분 동안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대화했다”며 “우리 입장을 제가 설명했고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본인 입장을 설명했다”면서 “후속 실무회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회의 내용은 나중에 오후 기자회견 때 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첫 회의에서는 협상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영상의를 마친 뒤 국회 일정 참석을 위해 회의장을 떠났다. 이어 산업부 여한구 통상정책국장과 유명희 에프티에이 교섭관이 제이미어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고위급 대면 실무회의를 갖고 초기 탐색전과 공방을 함께 벌이고 있는 중이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는 지난달 12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를 지적하면서 협정 개정·수정 가능성을 포함한 협정 운영상황을 검토하기 위한 공동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이날 첫 회기에서 미국 쪽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5년간 한국에 대한 상품 무역적자(2016년 277억달러)가 2배로 증가한 점을 지적하며 무역적자를 줄이는 방안으로 협정을 개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우리 쪽은 이 협정이 양국에 상호 호혜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먼저 협정의 이런 호혜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조사·분석·평가하는 작업을 양국이 공동으로 벌이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미국 쪽은 한국에 대한 막대한 무역수지(상품) 적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탓이라며 자동차·철강 등 주요 적자 품목에 대한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쪽은 미국의 무역적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때문이 아니라 양국의 거시적·미시적 경제환경 및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맞설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이 그동안 협정 개정을 요구하면서 근본적 요인으로 줄곧 지목해온 무역적자의 원인이나 한-미 에프티에이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 개정 협상 돌입에 서로 합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리 정부가 개정에 합의하더라도 통상절차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검토와 공청회 개최, 통상조약 체결계획 수립, 체결계획의 국회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야 개정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다. 미국도 협상 개시 90일 전에 미 의회에 협상 개시의향을 통보하고 연방관보 공지와 공청회, 협상목표 공개 등의 절차를 마쳐야 개정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정부 서울청사에서 공동위원회 결과를 직접 브리핑할 계획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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