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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농식품부, 친환경 ‘엉터리 인증’ 해준 농피아 감사한다

등록 2017-08-20 14:40수정 2017-08-20 21:53

‘부적합’ 산란계농장 31곳 중 20%
농축산 공무원 출신 운영업체가 인증
친환경 인증 업체 64곳 중 5곳
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이 대표로
이낙연 총리도 “농피아 유착 가능성”
살충제 나온 달걀을 폐기하고 있는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살충제 나온 달걀을 폐기하고 있는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살충제 달걀’ 사태를 계기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 퇴직한 뒤 친환경 민간인증업체에 취업한 ‘농피아’(농축산 분야 공무원+마피아)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달걀 인증 및 사후관리를 하는 민간인증기관과 이를 감시해야 할 농관원의 유착 관계가 살충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9일 <와이티엔>(YTN)에 출연해 “살충제 달걀 사태가 끝나면 (민간인증업체와 농관원 간의) 유착 관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공무원들이 (민간인증업체에) 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농관원 공무원들이 민간인증기관에 취업하는 문제도 살펴보겠다는 얘기다. 현재 고위공직자들은 퇴직 뒤 업무연관성이 있는 곳에 취업할 때 규제를 받고 있지만 하위직은 대상이 아니다. 김 장관은 “(민간인증기관에 취업한 농관원 공무원들이) 5급 이하 퇴직자이기 때문에 해당이 안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자료를 보면, 친환경 농·축산물을 인증하는 민간업체 64곳 중 5곳이 농관원 출신 퇴직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곳이 인증한 친환경 농장 6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정부의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친환경 농장 31곳 중 20%가량이 이들 ‘농피아’ 출신이 운영하는 업체가 인증을 한 셈이다.

이낙연 총리도 연일 ‘농피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 총리는 지난 19일 농식품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농관원 퇴직자들이 친환경 인증을 맡게 돼 모종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 전문성이라는 미명 아래 유착까지 용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일에도 이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먹거리로 장난하는 일은 끝장내라는 것이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라며 “소극행정이나 유착 등의 비리는 농정의 적폐이며, 이것을 이번 기회에 꼭 청산해야 한다”고 특별지시를 내렸다. 이틀 연속 ‘농피아’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은 농관원과 민간업체가 업무를 맡아오다 올해 6월부터 민간업체가 전담하고 있다. 농관원은 인증업체 관리·감독 업무를 맡고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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