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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문 대통령-재벌 8월 회동…새정부와 관계 분수령될 듯

등록 2017-07-11 14:38수정 2017-07-11 19:19

상의-15대그룹, 대통령과 간담회 요청키로
일자리 창출·공정사회 확립 솔선수범 ‘화답’
그룹별 형편 차이·기존 상생경영 성과 강조
신속한 자율개혁 바라는 새정부와 ‘온도차’
11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와 15대그룹 조찬 간담회에 앞서 이동근 상의 상근부회장과 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의 제공
11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와 15대그룹 조찬 간담회에 앞서 이동근 상의 상근부회장과 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의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재벌그룹 총수와의 회동이 이르면 8월에 이뤄진다. 경제계는 새정부의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확립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기업의 형편에 맞는 자발적 노력과 그동안 실천해온 상생경영 성과를 함께 강조하면서 새정부의 신속한 자율개혁 기대와 ‘온도차’를 드러내, 간담회가 새정부와 경제계의 관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11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삼성·현대차·에스케이·엘지 등 15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대한상의가 조만간 대통령에게 대기업 총수와의 간담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 기간 중에 경제인들과의 차담회에서 “기업하는 분들을 가장 먼저 뵙고 싶었는데 경제팀 인선이 늦어져 이제야 뵙게 됐다. 돌아가면 다시 제대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경제계의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간담회 시기와 관련해 “새정부 5년간 경제정책 방향 발표가 7월말로 예정돼 있고, 대통령의 휴가가 7월말~8월초로 잡혀있어 9월 중순 이후 협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참석 그룹 범위는 15대그룹이나 30대그룹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는 대통령에게 중소·중견기업과의 만남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또 경제계가 기업에 대한 새정부와 사회의 요구에 대해 자발적으로 솔선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새정부가 그동안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통해 대기업 대표들과 잇달아 만나 일자리 창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상생경영 등 국정과제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동근 부회장은 “그동안 새정부 방침이나 사회 요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이제는 잘알기 때문에, 사회에 긍정적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강조했다.

하지만 간담회 이후 경제계의 모습은 새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타날지 불분명해 보인다. 이 부회장은 경제계의 솔선수범 방안에 대해 “그동안 대기업이 비판을 받았지만 동반성장과 상생협력과 관련해 좋은 실천사례들이 많았다”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그룹별로 각자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대기업이 그동안 잘했는데도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새로운 규제 강화에 반대하면서, 각 기업의 형편에 맞는 자발적 노력을 강조한 대목도 주목된다.

이를 두고 경제계가 겉으로는 새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재벌개혁에 따른 규제 강화를 차단하면서, 각 그룹의 형편을 내세워 개혁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10대그룹의 한 임원은 “아직 새정부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고 정책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경우 정부가 8월말 발표할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에 대응안이 나올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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