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LNG복합화력 4호기·월성 원전 1∼4호기도 멈춰서
큰 생산 차질 피해 없는 듯…산업부, 지진상황대책본부 설치
큰 생산 차질 피해 없는 듯…산업부, 지진상황대책본부 설치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생산라인이 일시적으로 멈춰서는 등 산업계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산업계에 따르면 구미 산단 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장과 LG디스플레이의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이 지진으로 일부 생산라인이 정지됐다.
하지만 곧 정상적으로 가동이 재개됐고, 생산 차질도 없다고 두 회사는 밝혔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이날 1차 지진 후 예방 차원에서 금형정밀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금형정밀은 갤럭시폰·갤럭시탭의 직접공정이 아니고 간접공정이다.
즉, 갤럭시폰·갤럭시탭 안에 들어가는 작은 플라스틱 케이스들의 틀을 찍어내는 작업이다.
금형정밀 생산라인은 내진설계가 돼 있지만 정밀한 작업이 요구됨에 따라 삼성전자 측은 예방 차원에서 라인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폰·갤럭시탭 안에 들어가는 소형 플라스틱의 틀을 찍어내는 작업이어서 스마트폰·갤럭시탭 생산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공장은 기본적으로 조립라인인데 주 조립라인은 가동 중단 없이 계속 돌아갔다"며 "주 조립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금형정밀 라인의 가동이 중단됐을 수 있지만 생산 차질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화성 공장의 포토장비 3대도 이날 지진으로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설비에 지진의 진동이 감지되긴 했지만 생산에 차질은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포토장비의 일시 중단은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의 반도체 공장에서도 빛으로 반도체의 회로를 그리는 노광장비가 일부 가동이 중단됐지만 생산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노광장비는 아주 정밀한 장비여서 진동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멈춘다"며 "극소수의 장비가 멈췄을 뿐이고 생산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진 발생으로 LCD 패널의 자동 이동라인이 멈춰 섰다"고 밝혔다.
LCD 패널이 크고 얇아서 지진 발생 때 깨질 수 있어서 자동 이동시스템이 저절로 멈춰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서는 1∼6세대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으며, 6세대 제품의 크기는 1천500×1천850㎜에 달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스템이 지진을 감지하고 자동적으로 일시 정지했지만 바로 가동을 재개했다"며 "순간적인 정지여서 생산 차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는 또 동서발전 소속 울산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5시간만에 재가동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진 발생 후 진동을 감지한 LNG복합화력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며 "이 발전 기기는 민감한 진동에도 중단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진으로 울주변전소의 변압기 한 대에도 잠시 이상이 생겼지만, 곧바로 복구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지진으로 매뉴얼에 따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경주에서 35㎞가량 떨어진 울산 등 주변의 정유·석유화학 공장들도 다행히 별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산업단지에는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콤플렉스)공장, 에쓰오일 정유공장, LG하우시스 건축자재공장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공장은 모두 이번 지진에도 공장 가동 중단이나 시설 붕괴 같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울산 CLX 공장의 경우 현재까지 특이사항이 보고된 바 없다"며 "울산 공장은 진도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지진 발생에 따라 즉시 지진상황대책본부를 꾸리고 상황 대응에나섰다.
또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우태희 2차관을 원전이 밀집한 경주 지역에 급파해 현장 상황에 대처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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