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군 장병들도 시원한 여름 나기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 생활관(옛 내무반)에서 에어컨 바람을 하루 6시간씩 쐴 수 있고, 경계근무를 설 때는 체온을 낮춰주는 아이스조끼를 입을 수 있다. 월급도 오른다.
‘2017년 예산안’에는 병영생활관 에어컨 보급 용도로 399억2200만원이 배정됐다. 올해 예산(1800만원) 규모를 염두에 두면 획기적으로 예산이 늘어나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설명을 들어보면 이 정도 예산이면 130만원 짜리 에어컨 3만709대를 구매할 수 있다. 병영생활관 모든 곳에 설치할 수 있는 규모다. 설치만 해놓고 가동을 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에어컨 가동용 전기료 예산도 50억원 책정했다. 3개월 동안 하루에 6시간씩 에어컨을 트는 데 들어가는 전기료다. 기재부 쪽은 “연중 기온이 높은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낮 1시간30분(오전 11시30분~오후 1시)과 밤 4시간30분(오후 6시30분~밤 11시)동안 에어컨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병을 위한 아이스조키도 시범 보급된다. 1억원이 배정됐다. 철원 일대를 작전 지역으로 삼고 있는 6사단에 우선 도입된다. 한 벌당 15만8천원짜리 조끼로 모두 635벌이 보급된다. 기재부 국방예산과 관계자는 “아이스조끼는 개인별로 보급되는 것이 아니라 공용으로 보급될 것”이라며 “2018년부터는 보급 규모와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월급은 평균 10%가까이 더 받을 수 있다. 올해 병장은 19만7100원을 매월 받았는데, 내년엔 21만6천원을, 상병은 17만8천원에서 19만5천원으로 오른다. 일병과 이병도 각각 1만5400원, 1만4200원씩 월급이 오른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실천이란 의미도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군 장병 월급 2배 인상을 공약했다. 2012년 상병 기준 월급은 9만7500원이었다.
이외에 야외 훈련장의 부실한 화장실을 개선하고 장병 가족이 함께하는 부대개방 행사를 확대하기 위한 예산도 편성됐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