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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회계법인과 전현직 경영자 10명도 피소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투자자 참여 여부 관심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투자자 참여 여부 관심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과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등을 대상으로 48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주주에 이어 국민연금마저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소송 제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대우조선과 딜로이트안진은 물론 대우조선 전현직 경영진 10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14일 밝혔다. 피고인은 현 경영진인 정성립 대표이사와 박동혁 부사장을 비롯해 분식회계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고재호 전 사장, 김갑중 전 부사장 등 10명이다. 국민연금이 분식회계로 입은 투자 손해를 배상하라며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조선 전 경영진은 검찰 수사 결과 2012년부터 3년간 5조4천억원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지시한 고재호 전 사장과 김갑중 전 부사장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딜로이트안진은 2010년부터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정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매년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밝힌 책임이 있다.
국민연금은 2013년 말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최대 6109억원(지분율 9.12%)까지 보유했다가, 2015년 8월 보유 주식을 21억원(지분율 0.16%)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16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소송 금액 489억원이 어떻게 책정됐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소송을 내면서 비슷한 시기 손실을 본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공개된 서별관회의(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회) 문건을 보면,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은 분식회계에 따른 소송 피해 예상액을 5800억~1조1400억원으로 점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민연금이 소송을 낸 것은 분식회계 혐의가 입증돼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나 군인공제회 등 다른 투자자들도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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