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7곳 진출… “상황 예의 주시 중”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런던에 진출한 해외 금융기관들이 짐을 쌀 채비를 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업들은 물론 자산을 보유한 공기업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 대형은행들이 런던에서 금융 본거지를 옮기기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며, 유럽의 새 금융허브로 프랑스 파리와 아일랜드 더블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런던 현지에는 미국계 투자은행인 제이피(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이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런던에 진출해 있으며 현지 채용 인력만 수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금융사들도 ‘고민 중’이다. 현재 런던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의 법인과 지점은 총 7곳이다. 수출입은행, 케이비(KB)국민은행이 현지법인 형태로, 신한·하나·우리·기업·산업은행은 지점으로 진출해 있다. 이 가운데 지점을 옮길 계획을 세운 곳은 아직 없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목적이 크다 보니 브렉시트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 움직임이 당장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고민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국의 유럽 내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독일과 프랑스 지점의 역할이 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브렉시트 이후 영국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 자산을 보유 중인 공기관도 고민에 빠져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투자액 69조9천억원 가운데 23.8%를, 채권은 전체 21조6천억원 가운데 34.1%를 유럽에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게트윅공항 지분 12%를 비롯해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도 런던 시내 빌딩(약 1300억원) 등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6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장기 투자 목적이라 즉각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은 낮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대형 보험사에 일하는 최아무개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런던에 위치한 유럽본부를 유럽대륙 안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박승헌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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