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은행들, 에어버스 등 제조업체
영국 떠나거나 무역·투자 축소 검토 중
영국 떠나거나 무역·투자 축소 검토 중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하자 영국 안 외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일부는 영국을 떠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다른 기업들도 영국 관련 무역·투자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코트라는 브렉시트 결정 뒤 영국 내의 주요 외국기업들 움직임을 조사해 보니, 대부분 사업 변경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미국 보잉과 함께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로 유럽 국가들의 합작법인인 에어버스는 브렉시트로 인한 관세와 세금 등의 문제로 영국 웨일스에 있는 공장을 프랑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는 불과 1년8개월 만에 본사를 유럽 대륙으로 재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도 영국에 있는 유럽 본사를 계속 유지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일본 도요타도 영국에 있는 ‘전략 소형차’ 야리스의 엔진공장 입지가 적절한지 재검토할 계획이다.
영국 경제의 주춧돌인 금융회사들도 이탈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제이피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미국계 대형 은행들이 영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일부 업무를 아일랜드와 프랑스, 독일 등지로 옮기려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중앙은행의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 총재는 “유럽연합에서 영국 금융 기관들의 ‘패스포팅’ 기능은 끝났다”고 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금융 관문 노릇은 끝났다는 뜻이다. 투자은행들은 그동안 영국에서 인허가를 받으면 역내 다른 국가에서도 별도 조처 없이 영업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려왔다.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로 유로화 거래에 제한이 예상되는 점도 이들의 걱정거리다.
무역과 투자 축소도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영국 고속철도사업에 500억파운드(약 80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세계 최대 고속철도회사인 중국중차의 사업은 차질을 빚게 됐다. 2013년 이후 영국 관광, 부동산산업에 50억달러를 투자한 중국 완다그룹은 앞으로 투자를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한 건설사도 영국에서 수입하던 건설장비와 재료를 유럽의 다른 곳에서 수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에서 산업용 장비를 수입해온 한 벨기에 업체도 수입처를 바꿀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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