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하면서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산업계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까지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으므로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확산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유예기간 이후에도 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 혜택을 누리던 우리나라 수출 제품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진다. 영국은 이번 결정으로 유럽연합 회원국으로서 체결했던 무역과 투자 협정 자격을 잃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때까지 주어지는 2년의 유예기간에 우리나라는 유럽연합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과 영국과의 경제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 기간에는 현재 유럽 단일시장 체제가 유지되고 무역협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영국의 탈퇴를 고려해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하게 되고 영국과는 새로운 무역협정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논평을 내어 “향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영국과의 새로운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고, 대유럽연합과 대영국 수출 전략을 비롯한 경제 협력 전략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영국의 교역 규모는 135억17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대영 무역흑자는 12억6000만달러였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수출 의존도는 그리 크지 않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파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뛰쳐나와 독자 노선을 간다면 교역 규모 축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교역량 감소는 국내 경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민간연구기관들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교역 규모가 유럽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전의 100억달러 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브렉시트 이후 한국과 영국의 무역 규모는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는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최대 악재로 보고 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실물 측면에서 유로존과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유럽연합 체제 유지 문제까지 번질 경우 세계 경기 위축에 불확실성까지 커져 국내 경제에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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