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제·집단소송제 도입 등
소액주주·소비자 위한 공약 뒤이어
출총제·순환출자규제 반대에
“재벌개혁 수위 낮다” 기대 반
경제민주화 시대적 흐름엔
“능동적 대응 필요” 긴장 반
소액주주·소비자 위한 공약 뒤이어
출총제·순환출자규제 반대에
“재벌개혁 수위 낮다” 기대 반
경제민주화 시대적 흐름엔
“능동적 대응 필요” 긴장 반
‘경제민주화 공약’ 10대그룹 설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재계는 상대적으로 재벌개혁 공약의 수위가 낮다며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흐름과, 약속을 중시하는 당선인의 스타일 때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재계는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중에서 가장 부담스런 정책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를 꼽고 있다.
■ 기대와 긴장 교차 삼성은 “박 당선인이 ‘다시 한번 잘 살아 보세 신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만큼 (규제보다) 경제성장과 민생안정에 초점을 맞추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에스케이(SK) 임원도 “기업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규제를 덜하겠다는 대통령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통합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보다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소극적이고, 성장도 함께 강조하는 것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박 당선인은 문 후보가 재벌 경제력 집중 억제를 위해 제시한 출자총액제한제 부활과 기존 순환출자 규제에 모두 반대하고 있다. 두산의 고위 임원은 “(재벌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겠지만, 재벌체제(소유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박 당선인의) 공약들이 실제 얼마나 입법화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의 고위 임원은 “박 당선인이 양극화 해소의 필요성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 같다. 박 당선인과 문 후보의 공약이 재벌 지배구조를 제외하고는 큰 차이가 없고, 당선인의 트레이드 마크가 약속이니까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려고 노력하지 않겠냐”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약속은 지키는 박 당선자의 스타일로 볼 때 (문재인 후보보다) 재계에 더 부담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경제민주화가 거스르기 힘든 시대적 흐름인만큼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4대 그룹 임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경제민주화의 큰 흐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환상이다. 기업들도 과거 패러다임(틀)으로는 더이상 안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임원은 “대기업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시대 흐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전수봉 조사1본부장(상무)은 “박 당선인은 약속을 잘 지키겠다며 실현 가능한 것들을 내놓았다고 했다. 그만큼 기업들이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향후 (새정부의) 추진 계획이나 정책 동향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부담되는 경제공약 <한겨레>가 상위 10대 재벌들을 대상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중에서 대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정책을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총수일가의 사적이익을 위한) ‘일감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가 가장 많이 꼽혔다.
조사는 그룹별로 가장 부담되는 정책을 세가지씩(우선 순위 있음) 선정하도록 한 뒤 점수(1순위 3점·2순위 2점·3순위 1점)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박 당선인은 일자리와 관련된‘늘지오’(일자리 늘리기·지키기·질 올리기)정책에서, 공공부문에서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은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민간 대기업의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4대 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비정규직 차별은 시정돼야 하지만,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는 노동시장 유연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부당내부거래도 해서는 안되지만, 수직계열화는 우리기업들의 강력한 경쟁력 요소이기 때문에 내부거래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부담스런 정책으로는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이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이 꼽혔다. 집중투표제 도입 등은 소수주주들의 재벌에 대한 감시·견제 역할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공약으로 제시됐다. 또 집단소송제 등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비자의 피해구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음으로 부담스런 정책으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경제범죄 처벌 강화 및 사면복권 제한,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 제한 강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 규제 등이 꼽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이정훈·김진철·김경락 기자 jskwak@hani.co.kr
[한겨레 캐스트 #18] <대선 특집> 박근혜 시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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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누리당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 당선인,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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