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 안 보이는 3대 난제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친서민 정책인 보금자리주택이 갈수록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 발표와는 달리 임대주택은 너무 적고 분양주택은 너무 비싸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금자리인가”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입주까지 평균 4~5년이 걸리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까지 허물어 서민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정책 취지는 무색해지고 현실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꼴이다.
분양가 너무 높다…서민에겐 그림의 떡
■ 서민에게는 너무 먼 보금자리 청약 자격을 갖춘 서민들이 고분양가 때문에 입주 자금을 감당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에는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서민이 부담 가능한 주거공간’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는 이미 서민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주변 시세의 85% 수준으로 5차 보금자리의 예상 분양가를 추산한 결과, 과천지식정보타운은 3.3㎡당 2179만∼2500만원, 서울 고덕지구는 1425만원, 강일 3·4지구는 1278만원으로 나타났다. 아직 주변 시세의 범위와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과천 보금자리의 예상 분양가는 안양·의왕 등 인근 지역 브랜드 아파트의 분양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본인 능력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자들의 청약을 배제하기 위해 은행 예금이 일정액 이하일 때만 청약할 수 있게 하는 금융자산 기준을 도입하는 등 청약 자격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 조건 해당자에게는 지금의 수도권 보금자리 가격이 너무 높을 수 있다.
기다리다 날샌다…입주까지 4년1개월
■ 입주 기다리다 지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25일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평균 4년1개월, 길게는 5년2개월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구별 본청약과 입주 일정 차이도 천차만별이어서 사전예약 이후 본청약까지는 1년3개월∼3년5개월, 본청약 이후 입주까지는 7개월∼3년1개월로 지구별 편차가 최대 5배 이상이나 됐다. 입주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현행 청약기간보다 약 1년 먼저 청약하는 사전예약제도를 도입해 수요자를 사전 확보했지만 공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 등으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예약 이후 본청약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입주가 지연돼 입주 예정자들이 내집마련, 거주, 이주계획을 마련하는 데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동산써브는 경고했다. 정부는 2012년까지 수도권에 32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을 밝혔지만, 지금 사업 진행 속도로 보면 내년에 완공 예정인 보금자리주택은 4000가구에 불과하다. 땅이 없다…쓸 만한 그린벨트 거의 소진 ■ 더 지을 땅이 없다 앞으로는 광명 시흥지구 같은 새도시급이나 하남 미사지구 같은 대규모 보금자리지구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수도권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대규모 개발을 지양하고, 기존 시가지에 인접한 소규모 단위로 개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지정될 6차 보금자리주택지구부터는 소규모 지구가 복수로 지정되거나 지역 현안사업이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도권 그린벨트 가운데 쓸만한 대규모 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입지 조건인 환경평가등급(3∼5등급지)이 낮으면서 서울 도심에서 20㎞ 안에 분양성이 갖춰진 대규모 그린벨트는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공급목표 달성이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 입주 기다리다 지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25일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서 입주까지 평균 4년1개월, 길게는 5년2개월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구별 본청약과 입주 일정 차이도 천차만별이어서 사전예약 이후 본청약까지는 1년3개월∼3년5개월, 본청약 이후 입주까지는 7개월∼3년1개월로 지구별 편차가 최대 5배 이상이나 됐다. 입주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현행 청약기간보다 약 1년 먼저 청약하는 사전예약제도를 도입해 수요자를 사전 확보했지만 공급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 등으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예약 이후 본청약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입주가 지연돼 입주 예정자들이 내집마련, 거주, 이주계획을 마련하는 데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동산써브는 경고했다. 정부는 2012년까지 수도권에 32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을 밝혔지만, 지금 사업 진행 속도로 보면 내년에 완공 예정인 보금자리주택은 4000가구에 불과하다. 땅이 없다…쓸 만한 그린벨트 거의 소진 ■ 더 지을 땅이 없다 앞으로는 광명 시흥지구 같은 새도시급이나 하남 미사지구 같은 대규모 보금자리지구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수도권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대규모 개발을 지양하고, 기존 시가지에 인접한 소규모 단위로 개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지정될 6차 보금자리주택지구부터는 소규모 지구가 복수로 지정되거나 지역 현안사업이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도권 그린벨트 가운데 쓸만한 대규모 택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입지 조건인 환경평가등급(3∼5등급지)이 낮으면서 서울 도심에서 20㎞ 안에 분양성이 갖춰진 대규모 그린벨트는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공급목표 달성이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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