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3돌 창간특집>
구리·크롬 등 ‘광물자원 보고’
철광·동광산 공동개발 추진…제품 판매기반 확충도 힘써
구리·크롬 등 ‘광물자원 보고’
철광·동광산 공동개발 추진…제품 판매기반 확충도 힘써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포스코 아프리카 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각 계열사를 아우르는 아프리카 사업 전략을 세우고 원료구매 등을 총괄하는 곳이다. 한국에서 파견된 인력은 3명뿐이지만, 포스코가 거는 기대는 크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을 전초기지이기 때문이다.
올해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첫 국외 출장지로 선택한 곳도 바로 ‘검은 대륙’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카메론 등 4개국을 방문해 각국 정상, 관계부처 장관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만큼 포스코가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2020년 매출 200조원 달성이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포스코 입장에서, 아프리카는 성장세를 가속시켜줄 새로운 엔진이다. 무엇보다 철강기업에서 종합소재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포스코한테 ‘광물자원의 보물창고’인 아프리카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석유, 천연가스, 철광석, 구리, 크롬 등의 각종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고, 최근엔 석유화학·발전 플랜트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중동을 대신할 건설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세계적인 철강기업들도 앞다퉈 아프리카에 발을 들이는 분위기다. 신일본제철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재압연공장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나이지리아에 냉연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아르셀로미탈은 2000년대 초 알제리에 일관제철소를 세우는 등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올 초 출장을 통해 정 회장은 여러 건의 자원개발사업을 성사시켰다. 카메론에선 철 함량이 60%인 고품위 철광석이 2억t가량 매장돼 있는 철광산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선 10만㎿(메가와트)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수력발전과 구리 등 동광산을 공동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짐바브웨 현지기업과는 크롬·규석 광권을 확보·개발하기 위한 광산회사를 합작 설립한다. 크롬은 스테인리스의 주원료로, 규석은 철강 합금철과 태양전지용 실리콘 제품 등에 쓰이는 광물이다. 지난해 모잠비크를 방문해 양해각서를 맺은 석탄광 개발사업 등도 착착 진행중이다. 1998년 포스코가 지분을 투자한 포스크롬이란 회사에선 스테인리스강의 주원료인 페로크롬을 연간 10만t씩 생산해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크롬, 리튬과 같은 희귀금속 개발사업을 아프리카에서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사무소 설립에 앞서 지난해 4월 이집트 카이로에 차린 사무소를 중심으로 포스코 제품의 아프리카 판매기반 확충에도 나선다.
아프리카에 10개 지사, 사무소, 투자법인을 운영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은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로 편입된 대우인터내셔널은 올 초 콩고민주공화국과 카메룬에 지사를 추가 설립하는 등 포스코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니켈광 개발사업, 케냐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참여 등도 진행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포스코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발전,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건설분야와 자원개발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지난 1월 포스코는 짐바브웨 현지기업인 앵커사와 광권개발회사 합작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무시이와 앵커사 최고경영자(왼쪽 둘째), 정준양 포스코 회장(오른쪽 셋째),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맨 오른쪽) 등이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했다. 포스코 제공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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