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 23돌> ‘닥터유’ 등 상품 ‘고급화’에 박차
작년 중국법인 매출만 5600억원
현지인 입맛 맞춰 글로벌 업체로
작년 중국법인 매출만 5600억원
현지인 입맛 맞춰 글로벌 업체로
과자를 만들어 국내에서 한해 1조원을 벌어들인다? 아직은 국내 업계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현재로선 시장 1위 업체인 롯데제과가 매출 1조원 클럽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또다른 유력 후보자도 그 뒤를 이을 태세다. 바로 롯데제과와 함께 국내 제과업계 대표주자로 꼽히는 오리온이 그 주인공이다.
1990년 1808억원이던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엔 6775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제과업계의 매출이 평균 2배 정도 늘어난 것에 견주면, 오리온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단행한 조직개편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오리온은 기존 조직을 3개 전략 사업부문으로 개편했다. 변화하는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미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에서다. 3개 전략 사업부문이란 ‘파워브랜드’와 ‘닥터유’, ‘마켓오’다.
파워브랜드는 초코파이와 포카칩과 같은 전통적 히트 상품 중심이고, 닥터유와 마켓오는 모두 건강 증진 기능이 담겨 있다는 뜻을 지닌, 이른바 ‘슈퍼푸드’에 속하는 사업들이다. 오리온은 이를 바탕으로 2001년부터 지속되어온 제품 혁신 과정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오리온은 2001년부터 1단계 트랜스지방 저감화, 2단계 포화지방 저감화, 3단계 그린 패키지, 4단계 닥터유, 5단계 마켓오, 6단계 전 공장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차곡차곡 진행중이다.
하지만 오리온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디딤돌은 결국 국외 시장에서 찾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국내 제과시장만으로는 성장에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외 시장에 견줘봤을 때, 국내 제과시장 규모 성장세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만큼 시장이 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하고 성숙 단계에 이르렀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오리온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밝은 편이다. 실제로 다른 업체에 견줘 눈에 띄는 대목은 그간 오리온이 국외 법인에서 더욱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 국외 시장 개척에 많은 공을 들여온 덕분이다. 오리온은 이미 1990년대부터 국외에 현지법인을 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현재 국외 현지법인의 매출이 이미 국내 법인의 매출을 뛰어넘은 상태다. 중국 법인 한 곳만 따지더라도 지난해 매출이 5600억원이나 된다.
이처럼 국외 시장은 오리온이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제과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관문이다. 오리온은 “이를 위해선 현지인의 입맞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현지 사정에 적용되는 마케팅 기법 등을 더욱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곳곳에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건 당장 비용 부담으로 다가온다. 오리온은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인상 등의 이유를 들어 자사 과자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6.9% 올리는 조처를 취했다. 주변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소비자물가 고공행진 속에, 비용 부담 명분을 내세워 지나치게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의혹도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오리온 관계자는 “앞으로 닥터유와 마켓오 같은 고급 브랜드와 초코파이 같은 전통적 인기 상품을 양대 축으로 해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
오리온은 미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기존 조직을 3개 전략 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오리온은 이를 바탕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오리온 제공
물론 곳곳에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건 당장 비용 부담으로 다가온다. 오리온은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인상 등의 이유를 들어 자사 과자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6.9% 올리는 조처를 취했다. 주변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소비자물가 고공행진 속에, 비용 부담 명분을 내세워 지나치게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의혹도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오리온 관계자는 “앞으로 닥터유와 마켓오 같은 고급 브랜드와 초코파이 같은 전통적 인기 상품을 양대 축으로 해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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