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창간 23돌>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개발
2월에 미국 임상실험도 마무리
항생제·소화제 등도 기대주로
2월에 미국 임상실험도 마무리
항생제·소화제 등도 기대주로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초의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갈 주인공은? 현재로선 동아제약이 그 답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글로벌 업체들에 견줘 국내 제약업계의 경쟁력이 뒤처진 건 엄연한 현실이다. 국내 업체들도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를 거치며 점차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선 여전히 연구·개발(R&D)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특허기간이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인 제네릭에 대해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아직껏 국내 업체들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업체가 나오지 않은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동아제약에 쏠리는 관심과 기대는 사뭇 크다. 2008년 7023억원이던 매출액은 2009년 8010억원으로 8000억원 고지를 넘어선 뒤 지난해엔 8468억원으로 불어났다. 매출 8000억원 돌파도 국내 제약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동아제약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6% 이상 늘어난 9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매출 1조원 달성은 단순히 숫자상의 의미를 넘어서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을 높일 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어떤 전략과 무기로 경쟁에 나서느냐이다. 동아제약이 가장 큰 공을 들이는 건 바로 동아제약만의 신약들이다. 그간 우물 안 개구리 식 영업에 머물렀던 국내 제약업계의 행태에서 질적으로 한단계 도약하자는 얘기다. 대표적인 기대주로는 2005년 세계에서 네번째로 출시돼 올해까지 누적 매출 800억원을 넘긴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꼽을 수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월 자이데나의 미국 임상실험을 마무리짓고 곧 미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또다른 기대주들은 여럿 있다. 슈퍼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DA-7218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실험을 진행중이고, 천연물 신약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DA-9701은 식약청 품목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많은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분야도 동아제약의 관심 대상이다. 바이오시밀러란 일종의 바이오의약품의 제네릭 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아제약은 이처럼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 자체 개발한 신약들의 수출을 늘릴 경우 큰 폭의 매출 확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전체 매출의 5% 정도에 불과한 수출 비중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동아제약의 매출 1조원 시대가 언제 열릴지는 약간 유동적인 편이다.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성장세와는 별개로, 현재 정부가 약값 인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변수다. 제약업계의 오랜 관행 중의 하나로 꼽히는 리베이트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정부의 ‘리베이트 쌍벌제’(리베이트를 건넨 이와 받는 이를 모두 처벌하는 제도) 도입으로 당분간 국내 제약업체들은 기존의 영업방식을 바꾸는 단계를 필연적으로 거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실적 정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아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기원 기자
동아제약 연구원이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동아제약은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를 비롯해 각종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아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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