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불구 환율급등에 ‘도루묵’
국제유가가 1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았지만, 급격한 환율 상승 탓에 정작 국내 소비자들은 유가하락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게 됐다.
7일(현지시각)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77.99달러로 거래를 마감해, 올 들어 처음으로 80달러선이 붕괴됐다. 이는 지난해 10월15일의 배럴당 76.57달러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지표가 되는 싱가포르 휘발유 거래가격도 배럴당 90.45달러로 떨어지면서 1년전 가격으로 돌아갔다.
두바이유와 싱가포르 휘발유의 이날 거래가격은 지난 7월 첫째주 각각 배럴당 138.08달러, 145.70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견주면 44%, 48%나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이런 효과를 모두 상쇄시키고 있다.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한 지난 두 달만을 놓고 보면,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22.14달러에서 91.5달러로 25% 내려앉았다.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이 1008원에서 1325원으로 상승해, 원화 기준으로는 단 1% 내려가는데 그쳤다. 환율이 오르지 않았다면 휘발유 1리터당 200원 정도 값이 내리리라 기대할 수 있었는데,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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