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한숨이 그치지 않고 있는 중에도 한 쪽 구석에서 표정관리를 하는 이들이 있다. 약세장에 승부를 거는 ‘리버스 펀드(Reverse Fund)’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이다. 리버스 펀드는 코스피지수 선물과 옵션거래를 통해 주가지수가 내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일명 ‘청개구리 펀드’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9월 말 현재 국내에 설정된 순자산 10억원 이상인 6개 리버스 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29.37%에 이르렀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는 우리시에스(CS)운용의 ‘마이 베어마켓 파생1클래스e 펀드’로 연초 대비 30.92%를 기록했다. 우리시에스(CS)운용의 ‘마이 베어마켓 파생1클래스A’(30.87%),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 엠브렐러리버스인덱스 파생상품A-1’(29.51%)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680개의 평균 수익률은 -23.70%였다.
리버스 펀드는 대부분 성격이 다른 펀드들이 하나로 묶여있는 전환형 펀드인 ‘엄브렐러(우산)펀드’에 편입돼 있어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도록 돼 있다. 리버스 펀드에 투자해 성공하려면 모두가 잔치를 벌일 때 혼자 거꾸로 생각하는 ‘지독한 비관론자’이거나 ‘강심장’이라야 하는 셈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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