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사실여부 확인중” 신중
“일방적 주장 확산” 불만도
“일방적 주장 확산” 불만도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직접 로비를 지시한 내부 문건이 드러난 데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룹 총수인 이 회장한테 직접 불똥이 튈 사안이라는 점 때문에 극도로 조심스럽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그룹은 2일 오후 문건의 실체에 대한 <한겨레>의 확인 요청에 “해당 부서 등을 통해 출처와 사실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삼성은 지난달 29일 차명계좌가 공개되자 “김용철 변호사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비자금 조성 의혹을 일축해 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번 일로 삼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비자금 의혹에 이어 법조계의 ‘떡값 리스트’, 이 회장의 ‘로비 지침’ 의혹 등이 고구마 줄기처럼 잇따라 불거지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배신감 또한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그룹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은 “우리로선 즉각 확인할 수 없거나 사실이 아닌 주장이 일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김 변호사가 모든 걸 삼성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의 (불법) 행위는 교묘히 빠져나가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른바 ‘떡값 리스트’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한테 그런 리스트를 만들거나 집행하도록 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심지어 “리스트가 있으면 공개하고 진위를 가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맞서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회장 지시사항’ 문건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삼성은 다른 한편으로는 분식회계, 삼성에버랜드 사건 등 사제단 쪽에서 예고한 추가 폭로에 맞서 ‘장기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선을 둘러싼 이슈가 부각되면, 추가 폭로의 파괴력과 여론의 관심도 잦아들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은 “김 변호사의 일방적 주장이 수위를 넘을 경우 적절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회장 지시사항 “돈 안받는 사람에겐 호텔할인권 주면 효과 있을 것”
▶ 이 회장 지시사항은 ‘헌법’…삼성 ‘전방위 로비’ 추정케
▶ 김용철 변호사, 일주일 넘게 ‘양심고백’ 재판에 대비 모두 녹취
▶ 삼성, 이 회장에 불똥 튈라 ‘곤혹’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뒤 판·검사출신 ‘집중영입’
▶‘떡값 리스트’ 김용철 변호사 직접 작성
▶ 삼성본관엔 기자실 없나? 왜 보도를 못하지?
▶ 이 회장 지시사항은 ‘헌법’…삼성 ‘전방위 로비’ 추정케
▶ 김용철 변호사, 일주일 넘게 ‘양심고백’ 재판에 대비 모두 녹취
▶ 삼성, 이 회장에 불똥 튈라 ‘곤혹’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뒤 판·검사출신 ‘집중영입’
▶‘떡값 리스트’ 김용철 변호사 직접 작성
▶ 삼성본관엔 기자실 없나? 왜 보도를 못하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