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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엘지전자 부품업체 ‘쥐어짜기’로 실적과시

등록 2007-04-26 07:50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문과 주요 부품업체 영업이익률 비교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문과 주요 부품업체 영업이익률 비교
삼성-납품사 이익률 격차 2~3배로 계속 벌어져
납품단가 분기단위→‘팩스단가’로 일방적조정
단가 낮추기 위해 상위 한두업체에 ‘몰아주기’
“2년 전만 해도 반기나 분기 단위로 납품 단가를 조정했는데, 요즘 시도 때도 없이 보내는 ‘팩스 단가’가 다시 등장했어요. 얼마 전 협력업체 모임에서 삼성 쪽 경영진이 ‘할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말라’는 식으로 말해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삼성전자에 휴대전화 부품인 디스플레이 장치를 납품하는 ㄱ사 사장의 하소연이다.

국내 휴대전화 생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휴대전화 사업 부문에서 6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2%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3%로 200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엘지전자의 휴대전화 부문도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3% 가량 준 반면, 영업이익률은 2.6%에서 6.6%로 2.5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를 낸 것과 견주면 대단한 실적 회복이다.

그러나 삼성과 엘지전자 등에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사정은 180도 다르다. 지난 1분기 삼성과 엘지전자에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한 업체 가운데 매출액 상위 상장사 10곳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평균 6.5%로, 지난해 1분기(8.4%)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부품업체 간의 이익률 격차도 지난해 평균 2~3%포인트에서 올 1분기에는 6.5%포인트로 훨씬 더 벌어졌다. 더욱이 규모가 작은 비상장 부품업체나 2·3차 납품업체들의 분기 이익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납품업체들은 삼성과 엘지전자의 구매 전략이 ‘균형 배분’에서 ‘집중 배분’ 방식으로 바뀌면서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호소한다. 상위 한두 부품업체에 물량을 몰아주고 납품 단가를 낮추려 한다는 것이다. 한 키패드 생산업체 임원은 “지난해부터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대를 제시한 뒤 이에 응한 업체들한테만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삼성이나 엘지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곳들은 손해를 보고라도 가격을 맞출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기업 분석가들은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국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다, 휴대전화의 대당 판매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여서 부품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물량을 수주한 납품업체는 마진 축소로 이익률이 낮아지고, 탈락한 업체들은 생존을 걱정할 처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1분기에 실적이 호전된 것은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고,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적절한 수익률을 거둔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품 구매처를 선정할 때 해외 업체가 가격과 품질에서 우수하더라도 국내 업체를 선택하는 등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윈-윈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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