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생산 5% 성장 가능
총소득 1.5% 증가 머물듯
재정 조기집행 등 검토
총소득 1.5% 증가 머물듯
재정 조기집행 등 검토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금의 경제 상황을 ‘사실상 불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실상이라는 전제를 달았으나 경제정책의 책임자가 ‘경제가 불황’이라고 말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정부도 인정한 것이다. 권 부총리는 또 공공부문 건설 투자를 확대하고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등 정책기조를 경기 부양 쪽으로 바꿀 뜻을 밝혔다.
권 부총리는 20일 한국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조찬 강연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가 가능하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제 국내에 떨어지는 국민총소득(GNI)은 1.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사실상 불황”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5%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어서 지표상으로는 불황이라고 할 수 없지만, 유가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돼 국민들의 실제 살림살이는 불황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수입단가가 오르면 무역 손실이 발생하고, 이 손실 만큼 구매력은 떨어져 국민소득이 감소하게 된다.
또 권 부총리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1분기 6.1%에서 3분기 4.6%, 4분기 4.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내년 1분기로 가면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북한 핵문제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거시경제 정책에서 일정 부분 새로운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어 “내년도 재정 조기집행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타당성 조사 등을 12월 중에 마치고 1월 들어 발주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재정 조기집행과 함께 공공부문 건설 투자를 확대하고 연기금을 활용한 임대형 주택 공급을 더 늘리는 등 건설경기 보완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경기 진작을 위해 부동산 세제의 근본을 건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 부총리는 “(내년 1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친 뒤 점차 상승해) 내년 전체적인 성장률은 4.6% 증가하고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국민총소득도 3.6%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수와 체감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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