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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민은 외환 인수] 7조원 M&A 금융당국 입맛대로?

등록 2006-10-02 19:27수정 2006-10-02 23:22

‘국민 외환인수’ 자회사 출자한도만 있고 기준일 없어
심상정의원 “2005년말 기준땐 국민은행 대주주 불가”
법규미비 혼선…금감원 뒤늦게 “승인한 날” 얼버무려
7조원 규모의 초대형 거래인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관련법규를 제대로 정비해 놓지 않은 금융감독당국의 허술함으로 인해 혼선을 빚고 있다. 은행이 자기자본의 30%를 초과해 자회사에 출자하지 못하도록 한 은행법에 정작 ‘자기자본 산정일’을 언제로 할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의 자기자본 산출 기준일에 따라 국민은행이 단독으로 50% 이상의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게 법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차이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국민은행의 자기자본은 2005년말 기준 15조6825억원으로, 은행법상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최대한도는 그 30%인 4조7048억원이다. 이미 출자가 이뤄진 KB부동산신탁 등 11개 자회사의 출자액 3854억원(장부가 기준)을 빼면 출자 여력은 4조3194억원으로 줄어든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지분을 주당 1만5200원에 50%의 지분만 매입하더라도 총 인수금액은 4조9015억원에 달해, 출자 여력보다 5821억원이 많다. 현행 은행법은 은행의 자본 안정성을 기하기 위해, 자회사 출자한도를 자기자본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은행업감독규정에 ‘최근 회계연도’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면서 “신청일(올해 5월22일) 직전 연도인 2005년 말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국민은행은 안정적 경영권 행사 차원에서 외환은행 주식 50% 이상을 단독인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현행 은행법규에는 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 산출 기준일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명확한 규정은 없어 유권해석을 내릴 수밖에 없는데, 국민은행의 인수를 승인한 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경우 국민은행으로서는 앞으로 추가로 자본을 늘릴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 3월 후순위채 1조9천억원어치를 발행하고, 상반기에 순이익이 발생해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 늘어났다. 국민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기준일은 실제 법적으로 외환은행 주식을 취득하는 날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은 “신한지주의 조흥은행 인수나,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 때는 은행법상 출자제한 규정이 적용안돼, 이번 국민은행 건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법규 미비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거래를 다루면서도 승인기준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것은 ‘주먹구구식 금융감독’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많다. 심상정 의원은 “6조9천억원짜리 초대형 은행 인수를 결정하면서 관련 법규조차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게 우리나라 금융감독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국민은행과 같은 대형은행이 아니었다면 감독당국의 유권해석이 달라졌을 수 있다”며 “규정 미비와 함께 감독당국에 대한 불신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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