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달러당 1350원대를 넘보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5원 오른 1349원으로 출발해 단숨에 1350원선까지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장중 최고치는 12.1원(0.9%) 오른 1350.6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1363.5원을 기록하며 10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가 5거래일 연속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오다 다시 반등한 것이다.
이날 환율 반등은 간밤에 나온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미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각)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6%)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달 대비 상승률도 0.4%로, 예상치(0.3%)를 웃돌았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3.2%로 둔화했다가 8월부터 두달 연속 3.7%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9월에 전년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0.3%를 기록하며 완만한 둔화 흐름을 보였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 물가지수에서 가중치가 가장 큰 주거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고용시장의 구인 수요도 강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경계심이 많다.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뒤 전날 장중 4.544%까지 내려왔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2일 장중 4.730%까지 치솟았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1일 105.6대에서 다시 106.6선대로 올라섰다.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도 하락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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